한국 대표주자인 현대자동차도 유럽 내 주도권 확보를 위해 판매 촉진 활동에 드라이브를 걸며 당장의 수익보다 점유율 강화에 매진하는 분위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유럽법인(HME)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13조6632억원, 순손실 17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6% 성장했지만 순이익은 적자 전환됐다. 상반기까지 순이익 392억원을 거둔 점을 감안하면 3분기에만 2000억원 이상 적자를 낸 셈이다. 독일에 위치한 HME는 유럽 권역 본사로, 현대차 영업·마케팅·판매를 담당하는 핵심 거점이다.
현대차는 유럽 시장에서 3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15만대를 판매했다. 이 중 친환경차 비중이 49.3%를 차지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EV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확대된 22.1%를 기록했다. 인스터(캐스퍼 일렉트릭)와 아이오닉9 등이 외형 확대를 견인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중화 전기차 모델들이 속속 나오면서 가격 경쟁이 중요해졌다"며 "고객에게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전기차 전환에 최대 걸림돌이던 충전 인프라 구축 지원과 할인 마케팅 등 판촉 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년 초 유럽에 아이오닉 브랜드의 첫 소형 전기차를 내놓으며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최근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테슬라도 지난달 독일 시장에서 모델 Y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저가형 버전을 판매하며 본격적으로 가격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가격 경쟁을 주도한 중국 기업들은 유럽 공략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BYD는 헝가리·튀르키예 등에 생산 거점을 건설 중이다. 유럽 현지 생산으로 유럽연합(EU) 관세 리스크를 낮춘다는 전략이다. EU는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5.3%의 상계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샤오펑(XPeng)은 독일 뮌헨에 유럽 최초의 연구개발(R&D) 센터를 개소하고, 2026년까지 L4 자율주행차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도전에 독일 기업들도 저가 EV 양산을 예고했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월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저가 전기차 모델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김동영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문연구원은 "전기차도 인공지능(AI)처럼 결국 주도권 싸움"이라며 "당장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전기차 전환 시점에서 주도권을 놓치게 되면 (입지가) 후순위로 밀리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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