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과기업 오리온이 베트남 제과 시장의 격화된 경쟁 속에서 현지화와 친환경 투자를 동시에 강화하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오리온은 베트남의 재료를 활용한 제품 개발과 더불어 생산거점 확대를 통해 베트남 시장에 깊이 뿌리내릴 전망이다.
라오동 등 베트남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오리온의 베트남 현지 법인인 오리온푸드비나는 지난 12일 박닌성 옌퐁 2C 산업단지에서 포장재 생산 전문 ‘옌퐁 2C 공장’의 기공식을 열고, 베트남 내 세 번째 생산 기지 구축에 착수했다. 필름 생산시설과 현대식 물류창고를 갖춘 총면적 5만2608㎡ 규모의 이 공장은 2026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1단계에서는 단층 구조의 필름 생산 공장과 2개의 생산라인 1만 팔레트 규모의 창고가 들어서고, 이후 2단계에서는 라인을 4개로 확장하며 제과 생산 라인 8개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오리온푸드비나 관계자는 “옌퐁 2C 공장은 단순한 생산 확대가 아닌 동남아시아 전략 거점으로서 오리온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핵심 투자”라며 “완공 이후 일자리 창출과 공급망 내재화 수출 가치 증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장은 오리온이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연포장 필름을 자체 생산하는 시설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한 ‘친환경 포장’ 시스템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세열 오리온푸드비나 대표는 “현대적인 플렉소 인쇄 기술을 도입해 포장재 자급을 실현하고 운송 중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며 “이는 2021년부터 추진해온 ‘친환경 포장 가치사슬’ 완성을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포장재 무게 절감과 재활용성 향상을 통해 베트남 내 자원 순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오리온의 이러한 움직임은 베트남 제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도 외국계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서 나왔다. 글로벌 통계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5년 베트남 제과 시장 규모는 17억7000만 달러(약 2조54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2030년까지 연평균 6.8% 성장이 전망된다. 몬델리즈, 오이시 등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베트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가운데 오리온은 ‘현지 재료 활용’과 ‘베트남 생산 시스템 강화’로 차별화된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2005년 베트남 진출 이후 오리온은 ‘메이드 인 베트남’ 제품을 중심으로 초코파이 카스타드(현지명 쿠스타스), 고래밥(현지명 마린보이), 고소미(현지명 구떼) 등 인기 제품을 현지화하며 약 3300명의 고용을 창출해왔다. 최근에는 베트남 전통 원료인 ‘초록 쌀(꼼)’을 활용한 ‘하노이 꼼 크림 쿠스타스’ 등 현지화 제품도 출시하며 베트남 문화에 대한 존중을 제품 속에 녹여냈다. 이들 제품은 전통의 맛을 현대적 방식으로 재해석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오리온은 ‘고향 감자’ 프로젝트를 통해 베트남산 감자를 원료로 사용하며 지역 농가와의 상생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 포장 재활용 연합인 'PRO 베트남'과 협력한 ‘굿 패키징’ 캠페인 역시 포장 폐기물 저감과 재활용성 증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오리온은 이번 옌퐁 2C 공장 완공 이후 베트남 내 자급형 공급망 구축과 수출 확대를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베트남 제과 산업 내에서 단순 제조기업을 넘어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을 제시하는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오리온의 전략은 베트남 제과 시장이 외국계 자본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 속에서 현지화와 친환경이라는 두 축을 통해 독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