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콘텐츠 협업] "긴장과 기대 사이"…배우·제작진이 본 한일 협업 현장

  • 배우·제작진 협업 현장서 함께 느껴

  • 언어·시스템 차이 극복할 공통 과제

  • 연출·연기·편집 등 구체적으로 체화

디즈니+가 선보이는 한일 협업 프로젝트 메리 베리 러브 지창욱 이마다 미오 사진디즈니+
디즈니+가 선보이는 한·일 협업 프로젝트 '메리 베리 러브' 지창욱, 이마다 미오. [사진=디즈니+]
OTT와 극장을 오가는 한·일 공동 제작 콘텐츠가 늘고 있는 것에 대해 현장에서 만나는 배우와 스태프들은 “긴장과 기대가 함께 있는 작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언어와 제작 시스템의 차이가 분명하지만 어떤 리액션과 리듬으로 장면을 맞춰 갈지 이를 조율하는 과정이 공통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3일 홍콩 디즈니랜드 리조트에서 열린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 2025’에서는 한·일 협업 로맨틱 코미디 ‘메리 베리 러브(가제)’가 첫선을 보였다. 

지창욱은 출연 계기에 대해 “캐릭터 설정 자체가 흥미로웠다”며 “일본에서 작업을 꼭 해보고 싶었고, 재밌는 협업이 될 것 같다는 기대감이 컸다”고 말했다. “처음 하는 합작 방식이라 긴장도 있지만 준비를 많이 해왔다”고도 덧붙이며 낯선 제작 방식에 대한 기대와 부담을 전했다. 

상대역 이마다 미오는 “언어는 어려운 부분이지만 서로에게 끌리고 알고 싶어지는 감정을 통해 가까워지는 과정이 드라마에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 ‘굿뉴스’에 대해 변성현 감독은 본지와 만나 한·일 배우가 함께 서는 장면을 연출할 때 “한국 영화에 외국 배우가 나오면 자국 관객이 어색하다고 느낄 때가 많아 유의하면서 찍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쓰고 일본 배우들에게 ‘이렇게 반응하는 게 맞느냐’고 계속 물었다”며 “일본 관객이 봐도 일본에서 만든 영화처럼 보였으면 했다”고 했다. 한국 배우와 함께하는 장면에서는 일본 배우들이 “저 말을 들으면 일본인은 그렇게 리액션하지 않는다”고 짚어주면 그에 맞게 상황과 대사를 고쳐가며 양쪽 연기 톤을 맞춰 갔다는 설명이다. 

변 감독은 일본 배우들에 대해 “관료주의를 풍자하는 이런 영화는 일본에서는 많이 없다고 하더라. 그런 점을 신선하게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가사마쓰 쇼는 변성현 감독에 대해 “현장에서 배우는 것이 진짜 많았다. 디테일을 아주 중요시하는 감독이었다. 연기는 물론이고 화면에 있는 그림 하나하나를 아주 중요하게 여겼다”고 회상했다. 

이어 “현장에서 편집을 하고 그것을 우리가 보고 함께 이야기를 하고, 밤에 밥을 먹으면서 의견을 교환하고, 다음 날 다시 작품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아주 재미있었다. 배우를 하는 내 인생에서도 보물 같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로맨틱 어나니머스 한효주 오구리슌 사진BH엔터테인먼트
'로맨틱 어나니머스' 한효주와 오구리슌 [사진=BH엔터테인먼트]

장기간 일본 로케이션으로 진행된 ‘로맨틱 어나니머스’ 촬영을 돌아보며 오구리 슌은 넷플릭스와 인터뷰하면서 “효주 배우의 열정에 모두가 이끌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낯선 환경에서도 한효주가 한마디 불평 없이 현장을 끌어가는 모습이 팀에 동력이 됐다는 설명이다. 한효주는 같은 인터뷰에서 “언어 문제도 있었고 환경도 평소와 달랐지만 모두가 함께 있어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오랫동안 좋아해온 배우와 한 작품 안에서 호흡을 맞추며 많이 구원받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장 발언들은 한·일 공동 제작이 정책·편성 차원의 구호를 넘어 연출·연기·편집 단계에서 구체적인 협업 방식으로 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언어·문화·연기 스타일의 차이는 분명하지만 서로 다른 시스템에서 온 배우들이 어떤 리액션을 선택하고 어떤 속도로 장면을 쌓아 갈지 조율하는 과정은 지금 한일 협업 현장이 공유하는 핵심 고민으로 읽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