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어나니머스’는 2010년 프랑스·벨기에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한 로맨스 드라마다. 일본 쓰키카와 쇼 감독이 연출을 맡고 한국 각본가 김지현과 제작사 용필름이 참여했으며 한효주와 오구리 슌이 주연을 맡았다. 지난 10월 16일 공개 직후 일본 ‘오늘의 톱10 시리즈’ 1위에 올랐고 한국 넷플릭스 톱10에도 빠르게 진입했으며, 비영어 TV 시리즈 글로벌 톱10에도 이름을 올리며 한·일 협업 라인의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같은 시기 공개된 ‘굿뉴스’는 1970년 요도호 납치 사건을 모티프로 한 블랙코미디다. 변성현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고 설경구·홍경·류승범과 함께 야마다 다카유키, 가사마쓰 쇼 등 일본 배우들이 합류해 한 작품 안에서 양국 배우의 앙상블을 완성했다. 냉전기 한·일 관계와 관료주의를 풍자하는 서사로 국내외 평단의 호평을 받았고, 넷플릭스 비영어 영화 글로벌 톱10에 오르며 플랫폼 내 흥행 라인업에 안착했다.
넷플릭스의 한·일 협업은 이들 두 편에 그치지 않는다. 도쿄와 서울에서 잇달아 발견된 시신을 둘러싸고 일본·한국 형사가 공조하는 크라임 스릴러 ‘로드’, 베를린·서울·도쿄를 배경으로 한국인 복서와 일본 청년의 10년을 그린 청춘물 ‘소울메이트’, 1960년 특촬영 영화 ‘가스인간 제1호’를 바탕으로 연상호 감독이 각본·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시리즈 ‘가스인간’까지 연출·제작·캐스팅 단계에서 양국 인력이 얽힌 한·일 협업 프로젝트가 줄줄이 제작·편성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 도쿄 해외비즈니스센터가 최근 발간한 ‘일본 방송 산업 및 한·일 공동제작 동향’ 보고서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 보고서는 한·일 공동제작 드라마가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수요가 있으며 일본 방송사들이 글로벌 경쟁과 정부의 방송 콘텐츠 수출 목표 달성을 위해 K-콘텐츠 제작사와 공동 제작을 확대하고 있다고 짚는다. 한국 제작사로서는 일본 지상파의 안정적인 편성과 풍부한 만화·애니메이션·게임 지식재산권(IP), 자금력을 활용해 새로운 작품에 도전할 수 있고 일본 방송사는 한국식 제작 시스템과 연출 노하우를 배우려 한다는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방송·드라마 영역에서 공동 제작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지상파 방송사들이 한·일 협업·공동 제작 프로젝트를 잇달아 선보이면서 한·일 협업은 특정 작품에만 붙는 수식어를 넘어 편성 전략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는 분위기다. 시청자들은 순위표와 추천 목록을 통해 자연스럽게 ‘한·일 협업’ 라벨이 붙은 콘텐츠를 접하고 있으며 플랫폼과 제작사는 이를 바탕으로 다음 파트너십과 협업 구조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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