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윤석열, 계엄선포 후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니다' 말했다"

  • 송미령, 12월 3일 김포공항서 '대통령실 들어와라' 연락 받아...한덕수 전화로 독촉

  • "한덕수, 尹 앞에서 계엄 반대 용어 쓰지 않아"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2026년도 예산안에 대한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2026년도 예산안에 대한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막상 해보면 별것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당시 국무회의 상황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송 장관은 이재명 정부로 교체된 뒤에도, 이 대통령과 면담 이후 능력을 인정받아 유일하게 장관직을 연임하고 있다.

그는 이날 재판에서 작심한 듯 윤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송 장관은 비상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뒤 대통령실 대접견실로 돌아온 상황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이) 들어오셔서 '마실 걸 갖고 와라' 이런 이야기도 했고, 앉으신 후 '막상 해보면 별것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유의 말씀도 하신 게 기억에 남는다"고 증언했다.

이어 "한 전 총리에게 본인이 가셔야 할 일정이나 행사를 대신 가달라는 말씀도 하셨던 것으로 기억난다"며 "각 부처에 몇 가지 지시를 했던 것으로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이에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당시 한 전 총리에게 '내가 당분간 가야 할 행사를 총리님이 대신 가주셔야겠다'고 언급한 게 확실히 기억나느냐"고 물었고, 송 장관은 "기억난다"고 대답했다.

이후 특검팀이 "당분간이라는 이야기를 한 게 맞느냐", "일시적, 경고성이라면 당분간이라는 단어와는 상충하지 않느냐"고 재차 물었고 송 장관은 "일회성이라는 말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송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전후로 윤 전 대통령이 '경고성 비상계엄이다, 일시적으로 하는 거다'라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느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송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전후 상황도 설명했다. 그는 계엄이 선포되던 지난해 12월 3일 울산 행사를 마친 뒤 김포공항에 도착하자 당시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대통령실로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에는 한 전 총리가 전화를 걸어 국무회의 참석을 독촉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재판장인 이진관 부장판사는 "다른 회의 때도 한 전 총리가 참석을 독려하는 전화를 한 적이 없느냐"고 질문했고, 송 장관은 "그런 적은 없다. 회의 빨리 오라고 말씀하신 적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송 장관은 대통령실에 도착한 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어떤 상황인지 묻자 이 전 장관이 "계엄"이라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또 특검팀은 국무회의 당시 상황을 두고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 앞에서 반대라는 용어를 사용했느냐"고 물었고, 송 장관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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