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셧다운 논의' 여전히 평행선…추수감사절 항공편 대란 우려도

  • 공화당 그린 하원의원 비행기 대신 기차 타고 지역구 방문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39일째 이어지며 사상 최장 기간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미 의회 공화당과 민주당은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측이 저소득층을 위한 건강보험 지원책인 '오바마 케어'에 대해 1년 세액공제 연장이라는 제안을 했지만 합의는 어려운 형국이다.

8일(현지시간) 악시오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오바마케어 세액공제를 1년 연장하는 대신 셧다운 관련 법안을 일괄 처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당초 이 안에 "우스운 일(laughable)"이라며 반대해 왔던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도 입장을 선회해 "정부를 다시 열고 공화당발 보건 위기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는 매우 합리적이고 성실한 제안"이라며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정작 공화당에서는 비판적인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오히려 오바마케어를 통해 보험사에 지급되는 돈을 개인에게 직접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이날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오바마케어는 그동안 수천억 달러를 나쁜 (품질의) 의료를 제공하는 돈을 빨아들이는 보험회사로 보내왔는데, 나는 이를 소비자에게 직접 보내 소비자들이 직접 더 나은 건강보험을 선택할 수 있게 하기를 상원 공화당 의원들에게 권고한다"고 밝혔다. 8일 협상에 실패한 미 상원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부는 9일에도 협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셧다운이 거의 40일 가까이 이어지면서 국가 시스템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공항 관제시스템이다. 공항 관제사는 필수직종 연방공무원으로 셧다운에도 상관없이 근무를 하게 된다. 하지만 급여는 미지급 상태로 체불되고 셧다운이 끝나면 정산받는다. 이에 집 월세와 식료품비 등 생활비가 부족해진 관제사들이 병가를 내는 등 일터로 나오지 않게 된 것이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7일부터 샌프란시스코, 워싱턴DC,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주요 40개 공항의 국내선 항공편 4%를 감축했다. 당초 계획으로는 7일 4%, 11일 6%, 13일 8%, 14일 10% 등으로 순차적으로 감축 항공편수를 올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장 토요일인 8일 하루만 미 전역에 뜨고 내리던 항공편의 5%가 취소됐다. 1000편이 넘는 수치다. 한국 교민이 많이 거주하는 뉴저지의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은 이날 하루 13%의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비행기 3분의 1이 연착됐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셧다운이 계속될 경우 항공편 취소는 최대 2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민들의 불편은 커지고 있다. 마이애미에서 뉴욕 라과디아공항으로 향하는 항공편을 탄 마르첼로 카마초 씨는 이날 착륙 후 1시간 동안 좌석에 앉아 대기해야 했다고 한다. 워싱턴 레이건 공항에서는 평균 4시간, 최대 7시간 비행기가 지연되는 등 관제사 부족 사태의 여파는 커지고 있다. 미 의원 중에서도 비행기가 취소돼 기차로 지역구를 다녀오는 경우도 생겼다. 마저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은 "항공편 연착과 취소로 인해 암트랙(기차)을 타고 (워싱턴 (DC)에서 조지아로 왔다"고 밝혔다.

미국 여행객들의 눈은 3주 뒤 돌아오는 미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11월27일)에 쏠려 있다. 이때는 미 항공업계 최대 대목으로 평소보다 비행기 티켓 가격이 훨씬 비싸기도 하다. 일부 미국인들은 비행기 대신 장거리 자동차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당초 이번 명절에 플로리다에서 앨라배마로 여행 예정이었던 로라 애덤스 씨는 남편과 10시간을 자동차로 달려 여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이번 셧다운으로 인해 항공 여객운송에 "한계점이 올까봐 걱정된다"고 뉴욕타임스(NYT)에 전했다. 추수감사절 여행을 취소하고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통해 가족 간 축하를 전하겠다는 가족들도 생겨나고 있다.

아울러 셧다운 여파로 인해 유럽 등 해외에서 근무하고 있는 미군기지 근로자들 역시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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