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적립금 459조4625억원 중 은행권 적립금은 총 241조418억원(52.4%)으로 집계됐다. 퇴직연금 계좌이동 실물이전 제도 시행 이후 증권사 등으로의 '머니무브' 우려가 있었으나, 기존 고객 기반과 강력한 자산관리(WM) 역량을 바탕으로 한 은행권의 시장 지배력이 굳건한 모습이다.
은행에서는 대규모 적립금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4대 은행에서는 지난해에만 퇴직연금 수수료로 7130억원을 벌었다. 이는 이들 은행이 벌어들인 총 수수료 이익의 18% 수준이다. 퇴직연금은 한 번 유입되면 10년 이상 유지되는 안정적인 예치금 성격을 띠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선 장기 수수료 수익이 보장되는 '알짜 자산'인 셈이다. 은퇴 인구의 증가와 기업 퇴직연금 적립 확대도 시장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에 '업계 최고' 타이틀을 차지하려는 은행권의 1위 경쟁도 격화하고 있다. 3분기 기준 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 1위는 신한은행으로 18조원을 기록했다. 확정기여형(DC) 기준으로는 KB국민은행(15조원)의 적립금이 가장 많았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하나은행이 두각을 나타냈다. 하나은행의 DC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17.18%로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높았다. IRP 부문에서는 농협은행 수익률이 16.49%로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각 은행에서는 이벤트, 수수료 면제, 포인트 적립 등 마케팅을 총동원하며 자금 유입 경쟁에 나서고 있다. 당장 1일부터 우리은행이 아이브 장원영을 앞세운 퇴직연금 광고를 통해 투자형 퇴직연금(DC형, IRP)으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 등에서는 퇴직연금 가입자, 테마상품 매수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예·적금보다 수수료율이 높고 한 번 유입되면 장기간 유지되는 구조여서 앞으로 퇴직연금이 차지하는 수익 비중은 더 커질 것"이라며 "연말은 기업 정산·개인 세액공제가 집중되는 시기인 만큼 은행들이 신규 고객 유치와 이탈 방어에 특히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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