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등을 대상으로 소수인종 우대정책 폐지 등을 요구하며 소송을 냈던 미국 비영리단체 공정한 입시를 위한 학생연합(SFFA)이 이번에는 하와이에 있는 원주민 대상 사립학교를 대상으로 소송을 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SFFA는 최근 호놀룰루에 있는 연방 법원에 카메하메하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학교의 입학 정책이 차별을 금지하는 미 연방 민권법에 위반한다는 취지다. 원고 측은 소장에서 "이제는 혈통에 기반한 차별을 끝낼 때가 왔다"면서 "미래의 지도자 양성이나 하와이의 독특한 문화 보존이라는 명목으로 카메하메하가 다른 혈통의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을 막을 필요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소송을 내기 전 연합의 회장인 에드워드 블룸은 NYT와 전화 인터뷰를 갖고 "하와이의 언어와 문화 등을 향한 학교의 사명은 지지하지만, 이는 특정 유전적 배경을 가진 사람만이 아닌 모든 하와이 주민에게 제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하와이 원주민들은 이를 인종 문제가 아니라 역사와 주권의 문제로 받아들인다고 NYT는 전했다. 이 학교는 카메하메하 왕조의 마지막 왕족인 베르니스 파우아히 공주의 유산으로 설립됐다. 1884년 사망한 공주는 땅 37만 5500에이커 (약 4억6000만평) 등 재산을 바탕으로 하와이 원주민의 입학을 우선시하는 학교를 설립할 것을 유언으로 남겼다고 한다. 학교는 일부 아이비리그 대학보다 많은 150억 달러의 기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 연방 정부의 자금 지원을 전혀 받지 않는다.
이 학교는 호놀룰루와 마우이 등에 3개 캠퍼스가 있다. AP는 이 학교의 입학 경쟁률이 최대 17대 1에 달한다고 했다. 학비가 타 사립학교에 비해 저렴하고, 학업 프로그램이 좋으며, 하와이 원주민 문화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생의 77%가 전액 또는 부분 장학금을 받고 있다. 학교 측은 원주민 혈통을 입학 자격으로 하고 있다. 입학 홈페이지에도 학교 측은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하와이계 지원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면서 지원자들이 하와이계 혈통을 검증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번 소송에 대해 하와이 원주민들은 자신들을 위한 자원을 외부인이 빼앗으려 한다는 반응이라고 NYT는 전했다. AP통신은 하와이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학교의 원주민 우대 정책에 대해 1983년 하와이 왕정의 폐지와 미국 편입 등으로 인해 생긴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안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짚었다. 최근 지역 주민들은 해당 소송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지역 공화당 소속 정치인들도 카메하메하 학교의 입학 정책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다이아몬드 가르시아 하와이 주하원의원은 "하버드나 (소수인종 우대정책으로) 소송당한 다른 교육기관과는 달리, (카메하메하는) 연방이나 주정부 자금은 1달러도 받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스스로 입학 정책을 정할 권리가 있고, 우리는 보수주의자로서 학교의 선택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현지 KHON 방송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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