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재성 전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동남권투자은행이 유리"

  • "투자공사도 의미 있으나, 시민 참여형 금융시스템으로 나아가야"

사진 박연진 기자
이재성 전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사진= 박연진 기자]

“부산의 미래 경쟁력은 누가 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 대안을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동남권투자공사보다는 ‘동남권투자은행’이 부산경제를 위해서는 유리하다고 판단됩니다.”

지난 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내년 지방선거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재성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부산 경제 회생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동남권투자은행’ 설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정치적 구호보다는 실질적이고 구조적인 경제 체질 개선을 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AI 기반의 산업 혁신과 자율적 금융 시스템의 결합이야말로 부산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투자공사도 의미 있지만, 수신 기능 갖춘 투자은행이 더 실효적”
이 전 위원장은 최근 대통령 공약으로 추진 중인 ‘동남권투자은행’이 ‘투자공사’로 전환될 수 있다는 논의에 대해 “형식보다 기능이 중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부산의 재정 여건을 감안하면 은행 형태가 훨씬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투자공사와 투자은행의 가장 큰 차이는 ‘수신 기능’에 있다”며 “은행은 예금을 통해 시민이 직접 금융에 참여하고, 그 자금이 지역 산업으로 순환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구조가 구축돼야만 부산 경제의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위원장은 또한 “투자공사는 출자금과 정부 예산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손익이 악화될 경우 존속이 어려운 반면, 은행은 예금 수신과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대할 수 있는 레버리지 구조를 갖는다”며 “이는 지속 가능한 금융기반 확보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시가 투자은행 설립 논의에서 “재정 참여 의사가 없다”고 밝힌 데 대해 “매우 아쉬운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 전 위원장은 “국가 주도의 금융기관이라 하더라도 지역이 일정 부분 참여해야만 정책 방향에 부산의 산업 구조와 시민의 요구가 반영된다. 단순히 정부가 알아서 하기를 기다리는 방식으로는 지역 자율성이 확보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전 위원장은 부산의 경제 회복 전략으로 ‘AI 중심 금융도시’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AI 기술은 제조업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금융의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도구”라며, “AI와 금융이 결합할 때 부산의 산업지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사상·신평·장림 등 부산 서부권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 제조 혁신 구상을 제시했다. 

이 전 위원장은 “현재 이 지역들은 노후화된 공단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AI 로봇 산업과 데이터 인프라를 결합하면 ‘스마트 팩토리 혁신벨트’로 탈바꿈할 수 있다.

특히 해양·조선·국방 산업은 AI 융합이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부산이 선도 도시로 부상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AI 디지털밸리 조성을 통해 청년층이 돌아오는 도시를 만들겠다”며, “AI 산업 육성은 기술 개발에 국한된 과제가 아니라, 인재·자본·산업이 선순환하는 도시 생태계의 구축”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위원장은 부산 경제의 현 상황에 대해서는 “이제는 성장을 논할 여력보다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부산의 GRDP는 이미 인천에 추월당했고, 청년층은 떠나고 있다. 자영업은 침체되어 있고, 지역 경제는 활력을 잃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행정의 연속성만을 내세우는 것은 의미가 없다. 지금은 새로운 경제 구조를 설계할 결단의 시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AI 전문가이자 기업가 출신으로서, 실제 산업과 기술의 언어로 부산 경제를 논의할 수 있는 후보가 되고 싶다”며 “정치적 논쟁이 아닌 실행력 중심의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위원장은 이재명 전 대표가 직접 영입한 인재로,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2호(남성 기준 1호) 출신이다. CJ인터넷 이사, 넷마블 임원, 자율주행 스타트업 대표 등으로 활동하며 15년 이상 IT 및 스타트업 업계에 몸담았다.

그는 “정치적 색깔보다 실현 가능한 정책과 성과로 평가받고 싶다”며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진정한 정치”라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의 출마 선언은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존 정치인 중심의 후보 구도를 벗어나 새로운 인물 발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당내에서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최인호 전 의원, 박재호 전 의원 등이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전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직원들을 희생시키고 부산시장이 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언급하며 사실상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전 위원장이 ‘동남권투자은행’ 설립 발언은 민주당 내부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