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54.81을 기록했다. 이는 전세대란으로 불렸던 2021년 10월(162.2) 이후 4년 만의 최고치다. 전세수급지수가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특히 150을 상회하는 수준은 시장 내 전세 매물이 사실상 바닥난 상황임을 보여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건수는 909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신규 계약 비중은 47.8%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이 기존 계약을 재계약하면서 신규 전세 수급이 뚜렷하게 줄어든 모습이다.
전세 물량 위축은 정부의 대출 규제와 실거주 요건 강화의 직격탄을 맞은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6·27 대책에서 시행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전면 차단했고, 특히 지난 9·7 부동산대책에서 1주택자의 전세대출 한도를 2억원으로 줄이면서 전세자금 대출 접근성이 크게 낮아졌다. 갭투자 방지라는 명분 아래 전세 낀 매매가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신규 전세 물건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실제 거래에서도 월세 전환 현상이 뚜렷한 상황이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서울의 월세 계약은 4만8309건으로 전월 대비 5.7% 증가했다. 올해 1~9월 확정일자를 받은 전국 주택 임대차 계약 가운데 월세 계약은 124만9261건으로 이는 전년 동기(97만6457건) 대비 27.9% 증가했다.
이런 현상이 심화할수록 세입자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9월 5주(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0.08%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서초구(0.34%), 송파구(0.32%) 등 핵심 지역이 상승을 주도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9월 24일까지 서울 신규 월세 거래는 4만5659건으로 전체 임대차 계약(9만9463건)의 45.9%에 달했다. 이 중 월세가가 100만원 이상인 거래는 2만1581건으로 전체 월세의 47.2%를 차지했다.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신규 전세 물건은 나오자마자 계약된다"며 "대출 규제 강화 이후 집주인들도 굳이 전세를 놓기보다 월세를 택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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