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에서 대학생을 노린 전화사기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접수된 사례는 270건으로, 피해 규모가 1억 홍콩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 탕(鄧炳強) 홍콩 보안국장은 8일 개최된 입법회(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서면 답변을 통해 공개했다. 통계에 따르면 피해자 270명 가운데 184명은 홍콩 현지 학생, 86명은 중국 본토 출신 유학생이었다. 피해액은 각각 3,200만 홍콩달러(약 6억 3,000만 엔), 7,500만 홍콩달러로, 피해 건수는 현지 학생이 많았으나 금액 면에서는 본토 출신 학생의 피해가 훨씬 컸다.
가장 큰 피해 사례는 중국 본토 출신 25세 대학생이 ‘정부 관계자’를 사칭한 범인에게 속아, 4월부터 7월까지 총 1,097만 홍콩달러를 지정된 은행 계좌로 송금한 사건이다. 홍콩 경찰은 7월에 중국 본토의 용의자 2명을 구속, 기소했다.
최근에는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사칭한 문자(SMS) 피싱이 새로운 수법으로 등장했다. 피해자에게 ‘고객센터’로 전화하도록 유도한 뒤, 주문 취소를 위한 보증금 명목으로 돈을 가로채는 방식이다.
탕 국장은 “본토 출신 학생들은 홍콩의 제도나 사기 수법, 신고 절차 등에 익숙하지 않아 범죄 표적이 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새 학기를 맞아 홍콩으로 입국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다양한 형태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