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천국' 호찌민시, 이제는 전기차로 달린다

  • 호찌민시, 전기차 전환비 최대 100% 지원 추진

  • 녹색 교통 도시로 전환 가속화...저배출구역 도입·교통 인프라 개편 병행

호찌민시가 녹색 교통 전환을 추진하며 전기차 보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베트남 통신사
호찌민시가 녹색 교통 전환을 추진하며 전기차 보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베트남 통신사]
호찌민시 주민들이 앞으로 전기차로 전환할 때 비용의 20%에서 100%까지 지원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방안은 호찌민시가 추진 중인 녹색 교통 전환 로드맵을 실현하기 위해 컨설팅 기관이 제안한 주요 정책 중 하나다.

8일(현지시각) 베트남 청년신문에 따르면, 7일 호찌민시 건설국이 주관한 '저배출구역 실행 로드맵 및 차량 전환 지원 정책' 세미나에서 해당 내용이 발표됐다. 이 연구는 호찌민시 차량 배출가스 통제 프로젝트의 일부로 진행됐으며 오토바이가 도시 대기오염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 전기차 전환비 부담 완화가 핵심 과제

전환 비용은 녹색 교통 추진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다. 건설국은 빈즈엉성과 바리아-붕따우성과의 통합이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교통망에 과부하를 주고 환경오염을 가중시키는 확산 효과를 일으킨다고 분석했다. 특히 도심 지역은 차량 밀도가 매우 높고 대기 중 오염 수치가 안전 기준을 초과한 바 있다. 대기 오염은 주민 건강을 해치고 도시 이미지에도 타격을 준다. 이는 투자 유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보이지 않는 손실로 이어진다. 따라서 녹색 교통 전환은 단순한 교통 정책을 넘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과제로 평가된다.

호찌민시의 녹색 교통 계획은 ▲차량 전기화 ▲저배출구역(LEZ) 지정 ▲지원 인프라 구축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차량 전기화는 대중교통 부문에서 선도적으로 추진된다. 이를 통해 시민들의 전환 참여를 유도하고 다음 단계 정책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호찌민시는 2030년까지 총 2849대 규모의 78개 청정연료 버스 노선을 신규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시민들이 전기차 전환이 본격화될 때 이용할 수 있는 대체 교통수단을 마련하기 위해 도시 전역을 아우르는 통합 대중교통망을 구축할 방침이다. 더불어 도로 폭이 충분한 구간이나 인도를 활용해 자전거 전용 차로 등 녹색 통로를 확보하고, 공유 전동킥보드나 공공자전거 같은 비자동 교통수단과의 연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두 번째 단계는 개인과 단체, 기업의 전기차 전환을 촉진하는 정책이다. 컨설팅 기관은 초기 전환 비용이 가장 큰 장벽이라며 특히 저소득층과 운송업체가 경제적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지원 정책이 제시되었다.

운송 서비스용 전기차의 경우 등록세 전액 면제, 자동차 도로 유지비 50% 감면, 전기차 번호판 교체비 50% 감면이 포함된다. 새롭게 오토바이를 구입하는 개인이나 가구에는 차량 가격의 10%인 최대 500만 동(약 27만원)를 현금으로 지원하며, 기존 오토바이를 폐차할 경우 잔존가치의 70%를 보상받는다. 또한 전기차 구입을 위한 대출에는 10%의 이자 보조가 제공된다.

개인과 가구별로는 소득 수준에 따라 지원 규모가 달라진다. 빈곤층은 전환 비용 전액을, 차상위층은 80%, 일반 가정은 약 20%를 지원받게 된다. 여기에 무료 주차 혜택 등 추가적인 인센티브도 포함될 예정이다.

◆ 껀저·꼰다오, 2026년부터 저배출구역 시범 도입

한편 호찌민시는 2026년부터 도심과 껀저(Can Gio), 꼰다오(Con Dao) 지역에 저배출구역(LEZ)을 우선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들 지역은 LEZ 조기 시행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데 껀저의 경우 베트남 최초의 세계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도시의 녹색 허파'로 불린다. 요즘 관광객이 서서히 찾고 있는 꼰다오의 경우, 국립공원이 전체 면적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적 생태 관광지다. 다만 두 지역 모두 차량의 95% 이상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 대중교통과 비자동 교통수단의 인프라도 거의 구축되지 않아 배출가스 저감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번 계획은 지역의 생태적 특성과 인구 구조에 맞춰 녹색·스마트 교통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대기 질 개선, 시민 건강 보호, 인프라 부담 완화, 관광 활성화 및 생태계 보전 효과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껀저의 경우 빈칸, 안토이 등 4개 지역에 2026년 7월 1일부터 오토바이에 대한 배출가스 검사가 의무화된다. 시내 다른 지역보다 6개월 빠른 일정으로 2030년 1월 1일부터는 해당 지역의 모든 오토바이가 배출가스 2단계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이는 호찌민시 전체보다 2년 앞서 시행된다. 또 2026년부터 빈칸 페리와 듀옌하이 거리를 잇는 룽삭 도로 구간에는 교통 통제 구역이 시범 운영된다. 이 구역에서는 주말 동안 배출가스 2단계 미만의 오토바이와 4단계 미만의 자동차 출입이 제한된다.

꼰다오 지역에서는 꺼옹 공항, 벤담 항구, 주요 관광지 및 역사 유적지를 연결하는 6개의 전기 버스 노선이 새로 개설된다. 주민들이나 숙박시설 이용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전기 자전거 공유 서비스도 함께 도입된다. 버스터미널, 시장, 관광지 등 주요 거점에는 태양광 충전소가 설치되어 주민과 관광객 모두 친환경 이동수단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차량 번호판 인식 카메라, 이동식 검사 장비, 배기가스 감지 센서, 차량 등록 데이터와 연계된 AI 기반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포함한 배출가스 모니터링 체계도 마련된다.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오염원을 추적하고 정책 효과를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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