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 美 '반도체 5대5 생산' 요구에 "동의 안 해" 선 긋기

  • '실리콘 방패' 전략 약화 우려 나오면서 강하게 반발

TSMC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TSMC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대만 반도체 절반을 미국에서 생산하자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의 발언에 대만 정부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3일 대만 중앙통신사(CNA)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정리쥔 대만 행정원 부원장(부총리 격)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대만의 반도체 생산 능력의 50%를 미국으로 옮기자는 미국의 구상과 관련해 "대만은 '50대 50 분할'에 대해 약속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조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원장은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과의 협상에 참여했는지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았다고 매우 명확하게 말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앞서 러트닉 상무장관은 지난달 29일 미국 뉴스네이션과 인터뷰하면서 "나와 현 정부의 목표는 반도체 제조시설을 대폭 국내로 유치해 자체 칩을 생산하는 것"이라며 "대만에 ‘미국이 절반, 대만이 절반을 만들어 50대 50으로 나누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올해 초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사업을 훔치고 있다"고 공개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대만은 이 구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의 요구가 자국 산업 경쟁력과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억제하는 '실리콘 방패' 전략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TSMC는 대만에서 나라를 지키는 신령스러운 산이란 뜻의 '호국신산(護國神山)'이라고 불린다.

대만 정치권에서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1야당인 국민당의 주리룬 주석(대표)은 "대만은 친미 국가이지만 미국에 무한정으로 무릎을 꿇고 비위를 맞출 수는 없다. 누구도 대만을 팔아넘기거나 실리콘 방패를 파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쉬위천 국민당 의원은 "착취와 약탈 행위"라면서 "누구도 대만이나 TSMC를 팔아넘길 수 없고 실리콘 방패를 약화시킬 수 없다”고 했다.

황궈창 대만민중당 주석 역시 "대만 기술 산업의 뿌리를 약화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025 서울한강 어텀워크 -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