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기업인 WB그룹과 현지 합작법인(JV) 설립에 합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1%, WB그룹이 49%를 보유하는 합작법인은 폴란드 수출형 다연장 로켓 천무에 탑재되는 사거리 80km급 유도탄(CGR-080)을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유도탄을 우선 폴란드군에 공급한 뒤 탄종을 다양화해 유럽 내 다른 국가로의 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화 관계자는 "유럽 시장의 방위산업 수요가 나날이 확대되면서 현지 공장 설립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번 합작법인 이외에도 루마니아에 K-9 자주포 공장을 추가로 건설해 유럽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8월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를 공급하는 2차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대수는 총 180대로 금액만 65억달러(약 8조9000억원)에 달한다. 현대로템은 180대 가운데 116대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나머지 64대(3대 국내 조립)는 폴란드 국영 방산업체 PGZ와 현지에서 제작하기로 했다. 또 다른 국내 방산기업 LIG 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 역시 올해 9월 독일 뮌헨과 6월 폴란드에 잇따라 사업소를 개소하며 유럽 진출에 불을 붙였다.
더욱이 EU는 국방 지출의 65%를 유럽산 부품 사용으로 충당한다는 이른바 '바이 유러피안(Buy European)'을 내걸고 있어 국내 방산 기업의 현지 공장 추가 설립 러시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무기 공동구매 계약 시 EU 및 유럽자유무역연합체(EFTA) 권역,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제3국산 부품이 전체의 35%를 넘을 수 없도록 한 규정이다.
국내 방산기업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무기를 수출할 때 현지화 요구나 기술 이전 요구를 받아왔는데 바이 유러피안 정책이 생기면서 조건이 더욱 까다로워졌다"며 "현지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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