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귀국' 李, 통상·협치 과제 산적

  • APEC 정상회의 앞두고 관세협상 분수령

  • 여야, 강대강 대결에 민생협치도 불투명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6일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한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6일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한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국 뉴욕 유엔총회 연설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대외 통상 압박과 대내 협치 문제 등에 직면했다. 미국의 일방적 투자 요구와 여야 극한 대치가 맞물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능력은 연일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이 대통령은 28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와 관련해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며 귀국 후 첫 현안을 챙겼다. 이재명 대통령은 피해 복구 상황을 보고 받고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라”면서 시스템의 신속한 복구와 전산망 이중화 등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에게 산적한 현안 중 최대 과제로는 대미 통상협상이 꼽힌다. 이 대통령은 유엔 총회를 계기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대미 투자 펀드 조성을 위해 통화 스와프와 ‘상업적 합리성’ 보장이 필요하다는 뜻을 강하게 전했다.
 
그러나 미국 측은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펀드를 두고 ‘선불’이라고 강조하거나 5500억 달러로 펀드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교착 상태에 빠진 통상협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생채기가 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관세협상은 이미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게 드러났다"며 "국가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관세협상마저도 보여주기식 쇼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협상에 대한 우려는 여권 내에서도 제기된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28일 본인 SNS를 통해 “트럼프 정부의 일방적인 현금 대미투자 요구를 수용한다면 대한민국도 잃어버린 30년의 문을 열게 될 것”이라며 “대미 관세 협상, 한국판 플라자 합의는 안 된다”고 했다. 

다음 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통상협상을 서둘러 매듭지어야 하는 게 이 대통령의 당면 과제로 여겨진다.

국내 정치권 상황도 녹록지 않다. 최근 국회에서는 검찰청을 폐지하는 정부조직법 개편안과 방송통신위원회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 변경하는 법안이 문턱을 넘으면서 여야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야당은 남은 쟁점법안인 국회법 개정안과 국회 증언감정법에 대해서도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과 장외투쟁 등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이 대통령이 취임 100여 일 만에 장 대표와 ‘독대’를 하는 등 협치를 약속했지만 기대감은 옅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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