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th BIFF] 이병헌→매기강·블랙핑크 리사까지…이립 맞은 부국제, 화려한 개막(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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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서른을 '이립(而立)', 곧 뜻을 세우는 나이라 했다. 올해로 30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그 이름처럼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개막식은 3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앞으로의 30년을 향한 도약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배우 이병헌이 단독 사회를 맡았다. 직전 내린 비로 후텁지근한 날씨였지만 레드카펫 현장은 영화인들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모여든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손예진, 염혜란, 박희순, 한소희, 전종서, 김유정, 조우진, 박지환, 이규형, 로운, 신예은, 박서함, 하정우, 김동욱, 이혜영, 김성철, 연우진, 전소니, 이유미, 홍경, 정수정, 정우, 신승호, 이진욱, 김영대, 방민아, '케이팝 데몬 헌터스' 매기강 감독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특히 블랙핑크 리사가 깜짝 등장, 관객들의 환호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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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오른 이병헌은 "데뷔 30년 차 배우로서 영화제의 30회와 함께하게 되어 감개무량하다. 시간은 우리를 바꾸지만 영화 앞에서 느끼는 설렘만은 변하지 않는다. 오늘밤 우리는 또 다른 시작을 함께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축제를 열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지난해 신설된 '카멜리아상'이 영화감독 실비아 창에게 돌아갔다. 그는 "1972년 첫 작품 이후 배우, 감독, 각본가, 프로듀서로 쉼 없이 달려왔다. 영화는 저를 더 깊이 끌어당겼고 어려움은 오히려 힘이 됐다"며 "까멜리아꽃이 사랑과 헌신의 상징이듯 오늘의 상도 저에겐 큰 의미"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공로상은 정지영 감독에게 수여됐다. 정 감독은 "영화 시작한 지 50년, 반세기 동안 카메라 옆에 있었다. 때로는 검열과 맞서 싸웠고, 해외 자본과도 부딪혔다. 이 상은 수많은 동료와 선후배들을 대신해 받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받았다. 그는 "부산에서 첫 영화를 상영하며 아시아 최고의 영화를 만들어 돌아오겠다고 다짐했었다. 표현의 자유를 위한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이 상을 모든 독립영화인들에게 바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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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공식 경쟁 부문 심사위원단도 소개됐다. 심사위원장은 나홍진 감독이 맡았으며, 홍콩 배우 양가휘, 인도 배우 겸 감독 난디타 다스, 이란 여성 감독 마르지예 메쉬키니, 미국 감독 코고나다, 인도네시아 프로듀서 율리아 에비나 바하라, 한국 배우 한효주가 함께 아시아 주요 작품 14편을 심사한다. 

나홍진 심사위원장은 이번 영화제에 대한 기대감을 묻자 "별 기대 없이 '어쩔수가없다' 보여준다고 해서 왔다. 농담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광수 이사장은 "우리는 아직 배가 고프다. 서른은 이제 시작"이라고 소감을 전했고,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언제나 활기차고 품격 있는 영화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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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막작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다.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를 원작으로, 평온했던 삶이 하루아침에 무너진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 전쟁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렸다.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개막식을 위해 만들어진 듯한 작품"이라며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대표할 영화"라고 소개했다. 

박찬욱 감독은 "한국에서 영화제 개최가 무모하다고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30년이 흘러, 이 작품이 30주년 개막작으로 상영되니 믿기지 않는다"고 감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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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병헌은 "30년 전 누군가 부산에서 세계와 만나는 영화제를 만들자고 꿈꿨다. 그 꿈이 오늘 이 자리에서 30번째 생일을 맞았다. 앞으로 열흘 동안 도시는 영화로 가득 찰 것이다. 거리에서, 극장에서, 카페에서 들려오는 모든 영화 이야기가 여러분의 특별한 기억이 되길 바란다"며 개막을 선언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26일까지 이어진다. 64개국 241편의 공식 초청작과 커뮤니티비프 87편, 동네방네비프 32편 등 총 360편이 상영된다. 폐막식에서는 아시아 주요 작품 14편 가운데 대상 수상작이 발표되며, 새로운 역사를 쓰는 영화제가 또 다른 '이립'의 길을 향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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