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힌 지 하루 만에 자민당 내부에서 차기 총재를 둘러싼 당권 쟁탈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8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출마 의향을 드러내며 “당과 정부에서 쌓아온 모든 경험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무상·경제산업상·경제재생상 등 주요 직책을 역임했지만 작년 총재 선거에서는 9명 중 6위에 그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경제, 외교 정책에 풍부한 경험이 있지만, 지명도 향상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외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원(One) 자민당'이 되는 체제를 만들어 가야 한다"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동료와 상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높은 응답을 차지해 사실상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 민영방송 뉴스네트워크 JNN은 지난 6∼7일 1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고이즈미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을 차기 총리로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각각 19.3%를 얻어 공동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반면 하야시 장관을 택한 응답자는 2.2%였고, 모테기 전 간사장과 고바야시 의원이라고 답한 비율은 각각 0.9%에 불과했다.
한편 자민당은 9일 열리는 총무회에서 총재 선거 방식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달 내 새 총재가 선출될 수 있고, 늦어도 10월 초까지는 새 지도부가 꾸려질 전망이다. 전당원 투표를 포함하는 ‘풀 스펙(full-spec)’ 방식을 택하면 준비 기간이 필요해 10월 초 선출이 가능하다. 반면 긴급 상황에서 적용되는 ‘간이 방식’을 도입할 경우 이달 안에도 새 총재 선출이 가능하다.
새 총재의 임기는 이시바 총리의 잔여 임기를 이어받아 2027년 9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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