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구금 후폭풍] 트럼프 "韓과 좋은 관계"라는데...파견 직원 귀국 or 숙소 대기, 공장 파행 우려

  • 배터리·자동차·반도체 공장 구축 차질

  • 트럼프 "한국 전문가로 미국 인력 교육"

  • 재계는 정부·여당에 미국 비자 확대 요청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이민당국이 한국 기업 직원을 구금한 사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관계가 나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호언했지만 여진이 상당하다.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는 직원들의 조기 귀국이나 호텔·숙소 대기 조치로 현지 공장 건설·가동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부터 본격화할 한·미 경제 협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벌어진 한국인 노동자 332명 단속·구금 사태로 미국 내 사업장을 보유한 많은 기업들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당사자인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ESTA(전자여행허가)·B1(단기상용) 비자로 미국 출장을 간 직원들에게 즉시 귀국하거나 숙소에서 대기하라고 지시했다. 삼성전자도 텍사스주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은 출장 2개월 전부터 비자 준비를 마친 뒤 출장 확인서를 내야 방미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재계에선 이번 사태로 미국 내 공장 구축과 현지 인력 교육을 위한 전문가 파견이 어려워지는 사례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한다. 당장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조지아주 공장 완공 후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기차 생산설비와 연동할 계획이었으나 실제 이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텍사스주 테일러팹을 완공해 2027년부터 2나노 공정의 테슬라 인공지능(AI)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국내 전문가 파견이 필요한 반도체 공정 최종 설치(세트업) 과정에 차질을 빚을 공산이 크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에 대한 전문가 파견이 어려워질까 노심초사 중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제조업 부활을 위해 한국 전문가 방미에 협력할 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미국에 배터리에 대해 아는 인력이 없다면 한국 인력을 불러들여 배터리·컴퓨터(반도체)·선박 등 복잡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

재계에서는 이재명 정부와 여당에 미국의 '한국 동반자법' 제정 지원 등 비자 발급(쿼터) 확대를 위한 대응책 마련을 요청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 간담회 인사말에서 "향후 미국 내 우리 국민과 기업의 안전한 경영 활동을 위해 재발 방지 개선 과정과 비자 확보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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