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베네수엘라 놓고 충돌하나...美, 마약 카르텔에 '선전포고'

  • 美, 마약유입 주범으로 베네수엘라 지목...군사 압박

  • 베네수엘라, '부정 개표' 주장한 정치범 석방으로 '완화 제스처'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사진AF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사진=AF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베네수엘라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를 미국에 마약을 공급하는 주요 국가로 지목하며 군사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드러냈고 이에 베네수엘라는 중국과 관계를 더욱 강화하면서 국제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 14일 한 공개석상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선물받은 화웨이 스마트폰을 꺼내 보이며 “이것은 시 주석이 나에게 준 것”이라며 중국과 밀착 관계임을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마두로 대통령 행보는 최근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를 주요 마약 공급국으로 지목하고 전방위로 압박을 가하는 와중에 나온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집권 후부터 마약 유입 근절을 위해 중남미 국가들을 상대로 압박을 강화해 온 가운데 지난 2월 미 국무부는 베네수엘라 기반 트렌데아라과(TdA)를 비롯한 마약 밀매 카르텔을 '외국테러단체'로 지정했고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카르텔을 방조하거나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7일에는 팸 본디 미 법무장관이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정보 제공 보상액을 5000만 달러(약 693억원)로 2배나 올렸고, 18일에는 미국 정부가 마약 카르텔 위협 대응을 위해 베네수엘라 주변 해역에 이지스 구축함 3척을 배치하기로 했다.

이에 마두로 대통령은 민병대 450만명을 동원하겠다고 선언하며 저항 의지를 내비쳤고, 중국은 미국을 향해  “베네수엘라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촉구하며 베네수엘라 편에 섰다. 베네수엘라는 중국과 ‘전천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데 이는 중국이 극소수 국가와만 유지하고 있는 최고 수준의 외교 협력이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속에 베네수엘라와 중국 간 협력이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중국으로서도 중요한 우방국 중 하나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의 무력 시위는 베네수엘라가 중국에 더욱 가까워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평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브라질의 트럼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브라질 정부의 수사 등을 이유로 브라질에 5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매기면서 브라질과 중국이 더욱 밀착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24일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해 대선에서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인 정치범 8명을 전격 석방하고 다른 5명에 대해서는 가택연금을 허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미국의 전방위 압박 속에서 국제사회 여론을 의식한 ‘완화 제스처’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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