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젤렌스키·유럽 정상 회동…'우크라전' 종식 진전되나

  • 영토-안전보장 '맞교환' 논의

  • 트럼프 회담 하루 전 "크름반도 반환·나토가입 불가"

  • 美 도착한 젤렌스키 "신뢰할 만한 방식으로 전쟁 종결"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중대 분수령을 맞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만나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및 유럽 정상들과 회담을 갖고 중재 노력을 이어간다. 회동의 핵심 쟁점은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어느 수준의 안보 보장을 받을 수 있는지, 영토의 일부를 러시아에 양도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모아질 전망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5일 미 알래스카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한다. 이어 유럽 정상들과도 단체 회담을 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이 참여할 예정이다. 유럽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협상안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강제하지 못하도록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일부를 러시아에 내주는 대신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하는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우크라이나의 핵심 요구인 안전 보장 제공을 꺼렸으나 최근 입장을 바꿔 이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사를 유럽 지도자들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러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미국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는 17일 미 CNN 인터뷰에서 나토 조약 5조와 유사한 조건의 안전 보장 조치에 대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냈다고 강조했다. 나토 조약 5조는 동맹국 중 한 곳이 공격받으면 모든 동맹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집단 방위 내용을 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의 우크라이나군의 철군을 요구했으며, 이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유럽 국가에 대한 추가 침공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바스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뜻한다. 러시아는 현재 루한스크의 거의 전부, 도네츠크의 약 75%를 장악했다. 푸틴 대통령은 기존에도 돈바스를 러시아에 완전히 넘기는 것을 조건으로 휴전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러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평화 협상안을 설명하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 측 요구 중 일부를 수용하도록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1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원한다면 러시아와의 전쟁을 거의 즉시 끝낼 수 있다. 아니면 계속 싸울 수 있다”며 “오바마 시절 빼앗긴 크름반도는 돌려받을 수 없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불가하다. 어떤 것들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합의가 불발될 경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쟁 지속 책임을 떠넘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동시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크름반도 반환 문제와 나토 가입 보장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협상의 레드라인을 미리 설정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에 나서게 된 젤렌스키 대통령은 확실한 안보 보장이 선행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미 워싱턴DC에 도착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에 “신속하고 신뢰할 만한 방식으로 이 전쟁이 끝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와 동부 돈바스 일부를 억지로 내놓아야 했던 수년 전과는 달라야 한다”며 “1994년 '안보 보장'을 받았으나 그 보장이 작동하지 않았던 때와도 달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크름반도를 러시아에 강제 병합당했다. 구소련 붕괴 뒤인 1994년에는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영토·주권을 보장받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침공에 이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스스로 시작한 이 전쟁을 반드시 끝내야 한다”며 “미국과 유럽 우방국들, 우리 공동의 힘으로 러시아가 진정한 평화에 동의하도록 압박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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