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장악 밀어붙이는 이스라엘…유럽·남미 곳곳 반대 시위도

  • 네타냐후 "가자 군사작전 확대는 전쟁 종식 위한 것…하마스가 구호품 강탈"

  • 이스라엘·유럽·아르헨티나 등 세계 곳곳서 '가자 점령 승인 반대' 시위 열려

시위대가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앞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시위대가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앞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장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거점인 북부 가자시티와 중부의 해변 캠프 등을 정조준하며 새로운 전쟁 계획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이스라엘을 비롯한 유럽, 남미 등 세계 곳곳에서는 가자 점령을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예루살렘 총리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하마스를 패배시키고 임무를 완수하는 것 외에 이스라엘의 선택지는 없다”며 “가자지구 군사작전 확대의 목표는 전쟁을 연장하는 게 아니라 종식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가자지구를 점령하는 게 아니라 해방하는 것”이라며 “하마스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와 연계되지 않은 민간 행정부를 수립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자지구의 70∼75%가 우리 통제 하에 있다”며 “북부의 가자시티와 중부의 해변 캠프 등 남아 있는 두 곳의 하마스 거점이 우리의 공격 목표”라고 소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나는 우리의 전쟁을 승리로 끝내겠다고 결심했으며, 우리 예비군들의 노고를 알기에 이를 가능한 한 빨리 끝내고 싶다”며 “군에 가자시티 장악에 걸리는 시간표를 단축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8일 안보 내각 회의에서 제시한 △하마스 무장해제 △모든 인질 귀환 △가자지구 비무장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안보 통제 △하마스나 PA 아닌 대안 민간 행정부 수립 등 종전 5대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휴전 협상 과정에서 무기를 자유롭게 밀수하고자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를 요구했고,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 석방도 요구했다며 “이는 어떤 책임있는 정부도 받아들이지 못할 항복 조건”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눈을 뜨라, 하마스의 거짓말’, ‘가짜로 굶주리는 아이들’ 등 문구를 회견장에 띄운 뒤 하마스가 가자지구의 기아 상황을 왜곡하고 부풀리는 선전전을 벌인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구호품을 빼앗고 주민에게 나눠주지 않아 아사 위기가 발생했다”며 “가자지구에서 구호물자의 통행과 배포를 위해 안전한 통로를 지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밤 이스라엘 총리실은 별도 성명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했다며 “전쟁 종식과 인질 석방, 하마스 격퇴를 위해 가자지구에 남은 하마스 거점을 장악하려는 이스라엘의 계획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또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 발발 이후 변함없는 지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총리실은 덧붙였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7일 미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전체를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공식 천명했다.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이튿날 새벽 가자지구 북부의 도심 지역인 가자시티를 완전히 점령하는 군사작전을 승인했다.
 
반이스라엘 시위 세계 각지로 확산
 
9일 밤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가자시티 완전 점령계획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시위 주최 측은 10만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최근 몇 달 새 가장 큰 규모의 반정부 시위라고 보도했다.
 
반(反)이스라엘 시위는 세계 각지로 확산 중이다. 같은 날 영국에서는 불법 단체로 지정된 ‘팔레스타인 행동’에 대한 지지 시위가 벌어져 466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팔레스타인 행동은 지난 6월 영국 공군 기지에 잠입해 공중급유기 2대에 페인트를 분사해 파손한 이후 의회 표결을 거쳐 테러방지법에 따른 금지 단체로 지정됐다. 금지 단체 회원이나 지지자는 최대 징역 14년형에 처할 수 있다.
 
10일에는 그리스 수도 아테네와 산토리니섬·크레타섬·로도스섬 등 77곳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같은 날 아르헨티나의 여러 도시에서도 반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열렸다. 이번 시위는 스페인, 영국, 칠레 등 전 세계 다른 국가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와 연대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한편 가자지구에서는 구호품을 받으려다가 최소 31명이 숨지고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7명이 사망하는 등 사상자가 속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팔레스타인 어린이 2명이 추가 사망해 전쟁 발발 이후 기아와 영양실조로 숨진 이는 어린이 100명을 포함해 총 217명으로 늘었다고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가 주장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