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숨 쉬는 법을 배우지 않죠. 하지만 숨 쉬며, 그 연결을 느끼는 경험은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함께 숨 쉰다는 건 우리가 구별되지 않는 존재라는 의미이기도 하죠.”
안무가인 김보라 꿈의 페스티벌 공동감독은 지난 7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진행한 2025 꿈의 예술단 합동캠프 ‘꿈의 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이처럼 말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꿈의 페스티벌은 다양한 배경의 아동과 청소년이 참여하는 ‘꿈의 예술단’(오케스트라, 무용단, 극단) 단원 380여 명과 일본, 말레이시아, 태국 등 해외 교류 청소년 6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합동 예술캠프다.
김 공동감독은 최우정 총감독, 사무엘 윤 공동감독과 함께 올해 꿈의 페스티벌을 기획했다. 그는 최우정 총감독이 작곡한 꿈의 페스티벌 주제가 ‘나의 내일을’의 케이팝 버전과 오케스트라 버전 안무를 만들었다.
어린 시절, 문화 소외지역에서 무용을 배운 김 감독은 예술을 함께할 친구를 찾는 게 어려웠다고 한다.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학교에 들어가서 처음 선생님을 만났을 땐 이미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 후였죠. 학교를 졸업하고 해외에 나가니, 아이들과 성인들을 위한 캠프가 무척 많더군요. (해외에서) 태도에 대해 고민하게 됐고, 나만 긴장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자연스러운 호흡과 소통을 그때 처음 배웠는데 낯설게 느껴졌죠.”
그는 아이들이 예술을 통해 모두가 숨으로 연결돼 있다는 걸 느껴야 한다고 했다. “예술이란 나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숨’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아이들과 함께 느끼고 싶어서 꿈의 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됐어요.”
김 감독은 ‘함께’하는 것이 예술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웃고, 울고, 샘내고, 여러 감정을 느끼는 게 바로 인간미죠. 그리고 그런 감정을 같이 느끼는 것, 그게 바로 공감이고 예술이에요. 지금 이 시기에 예술과 함께하는 경험은 아이들의 삶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이번 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 ‘완성도’보다는 ‘기다림’의 중요성을 느꼈다. “움직임에는 원래 위계와 같은 정치가 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윤리를 담았어요. 누구든 ‘그 자리에 있어도 된다’, ‘못 따라오면 기다려준다’는 태도 말이죠. 결국 완성도를 넘어서 함께 즐기는 축제로 변화하게 됐어요.”
김 감독은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언어 이상의 것을 배웠다. “함께 하자는 눈빛과 미소, 그 에너지가 모든 걸 말해주는 세상이죠. 예술 안에선 그것이 전부일 수 있어요. 아이들과 함께하며 저도 많은 걸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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