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 미국 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가 생산 효율 강화, 현지 공급망 내재화,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3대 전략'을 중심으로 하반기 반등에 나섰다. 단순한 실적 방어를 넘어 중장기 경쟁력 재정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의 2분기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492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SK온도 북미 공장 수율 개선과 미국 IRA 세액공제 효과로 609억원의 흑자를 냈다. 반면 삼성SDI는 397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손실 폭은 줄이며 안정화 흐름을 보였다.
하반기에도 글로벌 수요 둔화와 미국의 고관세 정책 등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생산 효율성과 현지화, 제품 다변화 전략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생산 체계도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중국산 배터리 규제가 강화되면서, 각 사는 지역 내 생산과 조달을 동시에 해결하는 가치사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에 ESS 전용 공장을 증설하고 북미 소재 공급망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온은 포드와의 합작사 블루오벌SK를 통해 북미 세액공제 요건을 충족시키고 있으며, 삼성SDI는 Stellantis와 인디애나에 합작공장을 세워 유럽 현지 기준에 대응하고 있다.
제품 전략도 진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 역량을 확대해 중저가 전기차와 ESS 수요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삼성SDI는 기존 강점인 고출력 각형 배터리에 더해 각형 LFP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SK온은 고출력 NCM 배터리를 앞세워 AI 데이터센터 UPS, 산업용 ESS 등 비자동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베터리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는 단기 수익보다 중장기 생존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속도보다는 방향성을 중시하는 전략이 하반기 시장 회복과 맞물려 실질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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