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아, 자금횡령, 계율 위반…" 파계승 소림사 주지스님 낙마

  • 10년전 터졌던 性추문 결국엔 사실로

  • 中당국 체포 조사…佛협회 '계첩 폐기' 지지

  • MBA 학위 딴 'CEO 스님'…상업화 '구설수'

중국 당국에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는 스융신 중국 소림사 주지 사진EPA 연합뉴스
불교 계율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등 각종 혐의로 중국 당국에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는 스융신 중국 소림사 주지. [사진=EPA 연합뉴스]

여러 여성과의 부적절한 행위, 사생아, 자금 횡령....  10년 전 화제가 됐던 중국 무술의 발원지 소림사(小林寺) 주지 스님 스융신(釋永信, 60)을 둘러싼 각종 추문이 결국엔 사실로 드러났다. 중국 당국은 스융신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중국 불교협회는 스융신에 대한 계첩을 폐기하기로 했다. 

소림사는 27일 성명을 발표해 "스융신 주지가 사업 자금과 사찰 재산을 횡령하고, 불교 계율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오랜 기간 여러 명의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사생아를 낳은 혐의로 현재 여러 부서의 합동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찰 측은 "적절한 시기에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불교협회는 28일 “스융신의 죄질이 악렬하고 불교계 명성과 승려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스융신에 대한 법적 처리 결정을 단호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허난성 불교협회의 스융신에 대한 계첩 폐기 결정을 동의한다고도 덧붙였다.

스융신 행방을 둘러싼 소문은 27일 그가 7명의 처첩과 21명의 자녀, 몇 명의 수행원들과 미국으로 도피하려다 붙잡혔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며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공안당국은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지만, 스융신의 파계 행위에 대한 조사설은 사실인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그를 둘러싼 각종 추문이 처음 터진 것은 2015년이다. 당시 소림사의 한 신도가 스융신이 여러 명의 여자와 관계를 유지하며 애를 낳고 재산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당국에 고발했다. 하지만 허난성 종교 당국은 2017년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고발을 취하했다.

496년 중국 허난(河南)성 쑹산(嵩山)에 세워진 소림사는 150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사찰로 무술을 연마하고 도를 수행하는 참선의 장소였다. 

1981년 소림사에 입문한 스융신은 1999년 사상 최연소인 34세 나이로 소림사 주지에 발탁돼 화제가 됐다. 1998년부터 2018년까지 20년간 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 국회 격) 대표도 맡아 매년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에도 참석했다.

MBA 학위 소지자인 그에겐 ‘CEO 승려’라는 별명도 따라다녔다. 그가 1999년부터 25년 넘게 주지를 맡으면서 소림사는 출판·공연·영화·TV·의학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소림사 주식회사'라고 불렸을 정도다.  

그의 경영 하에 소림사는 세계 각국에 지사 개념의 50여개 소림문화센터를 열고, 수백개 무술학원도 차리는 등 글로벌 사업도 벌였는데,  해외 투자 과정에서 자금 출처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일각에선 스융신이 사찰의 유산과 영향력 지나치게 상업화 해 불교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켰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중국 기업 정보사이트 치차차에 따르면, 스융신과 관련된 기관 단체만 현재 8곳으로, 이중 소림사실업발전, 소림사 고속도로 개발 등 5개 회사는 등록이 취소됐으며, 3개만 남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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