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상협상 막판 총력전…투자보따리 압박 속 '조선' 게임 체인저 되나

  • 美 관세 부과 시한 임박...8월 1일 데드라인 앞두고 총력전

  • 韓, 조선 현지 건조·기술이전으로 차별화..."日과 다른 방식 제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시한(8월1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우리 정부가 막판 협상에 총력전을 펼친다. 특히 미국의 '제조업 부흥' 기조에 부합하는 조선업 협력안이 협상 타결의 결정적 지렛대로 떠올랐다.

하지만 경쟁국인 일본이 앞서 우리 측 규모를 크게 웃도는 '선물 보따리'를 미국에 안겨주며 관세율 인하를 끌어낸 상황에서 한국 협상단의 협상 여건은 녹록지 않다. 물리적으로 미국 고위급과의 대면 협상 기회도 제한적인 만큼 최종 타결을 위한 시간과의 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미 산업장관 이틀 연속 협상에도 타결 불투명...美 추가 압박 계속
2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31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단독 회담을 갖고 막판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이번 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따로 만날 예정이다.

관세 협상 타결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구 부총리에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 24~25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최종 합의 도출로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미국은 우리 측에 보다 진전된 제안을 요구하고 있다. 당초 협상 카드에서 제외하기로 한 쌀과 소고기 시장 개방은 물론 미국 내 투자 규모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한국과 미국이 생각하는 투자 규모의 간극이 크다는 것이다. 정부는 국내 기업들과 1000억 달러 이상의 현지 투자 계획을 세웠지만 미국 측은 일본과 같이 4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다른 나라도 돈을 내고 관세를 낮추는 것을 허용하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선물 보따리' 없이는 관세 혜택도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실제 일본은 시장 개방과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깎았다.
조선업 협력, 통상 협상 반전 카드 되나...정부 '막판 드라이브'
지지부진한 협상 속 조선업은 관세 협상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조업 부흥과 중국의 해상패권 견제할 조선업을 전략 산업으로 지정한 만큼 이번 협상 타결의 촉매제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미국 현지 조선산업에 직접 투자를 결정한 일본과 달리 한국은 현지 건조, 기술 이전, 인력 양성 등 미국 조선업 부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는 국내 조선 '빅3'(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와 협의를 거쳐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조율 중이다.

중국과 조선 시장 1∼2위를 다투는 우리가 최적의 파트너라는 점을 협상에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협력은 단순한 수주 계약을 넘어 선박 조달 비용 절감, MRO(유지·정비·보수) 외주 효율화 등 다방면 경제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미국 의회 예산청(CBO)의 2025년 미국 해군 함정 건조 계획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295척인 미 해군 군함을 2054년까지 381척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향후 30년간 함정 건조 예산으로 연평균 358억 달러 규모의 예산이 필요하다.

그러나 미국 내 조선 역량만으로는 이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규모 건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모두 갖춘 파트너국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한국은 조선 분야에서 기술이전, 현지 건조, 인력 양성까지 포함된 '포괄적 제조 협력'이 가능한 유일한 국가로 평가받는다. 

이와 함께 우리 정부는 조선·반도체·배터리 등 '제조업 분야 협력 강화' 카드를 제시하며 전략 산업과의 연계 협력안도 병행 추진 중이다. 

김정관 장관은 "우리 기업들이 경쟁국 대비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며 "8월 1일 전까지 국익 극대화 관점에서 최선의 결과가 도출되도록 모든 역량을 쏟을 것"이라는 의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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