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 광물에 이어 관련 기술까지 수출 통제 대상에 추가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 닝더스다이(CATL)를 내세워 이미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중국이 글로벌 전기차 공급망을 완전히 틀어쥐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은 미국을 상대로 특정 산업 분야에서 세계적 우위를 더욱 공고히 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최신 목표는 전기차 배터리"라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이날 중국 상무부와 과학기술부는 종전의 '중국 수출 금지·수출 통제 기술 목록'(2001년 제정)을 수정해 배터리 양극재 제조 기술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추가된 기술은 배터리용 리튬 인산철 제조 기술과 배터리용 인산망간철리튬 제조 기술, 인산염 양극재 제조 기술 등이다. 또 리튬 휘석에서 탄산리튬·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기술, 금속 리튬(합금)과 리튬 재료 제조 기술, 염수 리튬 추출 기술, 리튬 함유 정제액 제조 기술 등도 통제 대상에 포함됐다.
더구나 몸집을 키운 중국 기업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다른 국가들과의 기술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지고 있다. 일례로 CATL은 자국 내 최대 경쟁사인 비야디(BYD)가 5분 충전으로 400km 주행이 가능한 고속 충전을 기술 공개한 직후인 지난 4월 자사 주력 제품 '선싱'의 2세대 버전을 공개했다. 최대 800km 주행을 지원하는 선싱은 단 5분 충전으로 520km를 주행할 수 있다. 배터리 전문지 배터리테크는 "이는 중국 기업들이 배터리 혁신에 있어 서방 경쟁사들을 빠르게 앞지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특히 이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사실상 중국이 희토류 자석의 대미 수출을 재개하는 조건으로 엔비디아 H20 칩의 대중국 수출을 허용한 만큼 중국이 향후에 활용할 수 있는 추가 카드 마련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희토류 카드'가 통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조치로 미국 자동차 기업들은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 당장 포드가 미시간주 마셜공장(블루오벌 배터리 파크 미시간)에 30억 달러(약 4조1600억원)를 투입해 건설 중인 전기차용 배터리 셀 생산공장은 CATL의 리튬인산철(LFP) 기술을 라이선스받아 내년부터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었는데, 중국의 이번 조치로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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