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포토부스 매장에서 한국인 고객이 베트남인을 폭행한 사건이 양국 온라인 여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15일 베트남 현지 매체 노동신문에 따르면 하노이 뜨리엠(Tu Liem) 지역에 위치한 포토부스(이른바 '인생 네 컷') 브랜드 포토이즘(Photoism) 매장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한국과 베트남 간 문화·관광 교류가 활발해지는 시점에서 책임 있는 서비스 관리가 필요하다는 경각심을 일깨웠다.
베트남인 피해자 P씨는 지난 11일 저녁 친구와 함께 사전 예약을 하고 포토이즘 매장을 찾았다. 그러나 두 명의 한국인 여성 고객이 촬영 중 계속 압박하며 시간 단축을 요구했고, 말다툼 끝에 이들 중 한 명이 피해자의 친구를 폭행해 정신적 충격과 휴직 피해까지 초래했다는 것이 피해자 주장이다.
매장 CCTV에 사건 장면이 고스란히 찍혔지만 한국인 여성 고객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매장 직원들이 현장을 제지하거나 사후 조치를 하지 않아 소셜미디어상에는 포토이즘을 향한 불매 운동과 항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포토이즘은 한국에 본사를 둔 주식회사 서북이 운영하는 브랜드로, 베트남 주요 도시인 하노이, 다낭, 호찌민시 등 베트남 전역 여덟 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고객 응대와 위기관리 부실이 드러나면서 한국 기업의 현지 서비스 책임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포토이즘 측은 지난 14일 공식 사과문을 내고 “유감과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현지 경찰과 공조하고 직원 교육과 보안 시스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고객들은 브랜드 측 대응이 소극적이고 베트남 고객 보호 의지가 부족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한 가해자로 지목된 한국인 고객 중 한 명이 소셜미디어에 “술에 취해 충돌이 있었고 600만동(약 32만원)을 배상했다”고 주장했지만, 피해자 측은 이를 전면 부인하며 합의나 배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P씨는 “현재 심리적으로는 안정됐지만 거짓 발언에 대응하기 위해 증거는 모두 보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노이 뜨리엠 지역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관계 기관과 합동으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폭력 사건을 넘어 외국계 브랜드의 위기 대응 미흡, 고객 안전 불감증 문제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을 비롯한 해외 브랜드가 베트남에서 활동할 때는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위기 발생 시 신속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양국 간 교류가 활발해진 만큼 서비스 품질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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