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 첫 국가정보원장으로 임명된 이종석 원장은 약 40년간 북한의 정치와 남북관계 등을 연구해 온 베테랑 대북 전문가다. 이 원장은 김대중(DJ) 정권의 '햇볕정책' 설계에 기여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취임식에서 "일 잘하고 성과를 내는 국정원을 만드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며 국가 방첩 활동을 넘어 대테러, 국제범죄 차단, 국민 안전 관련 예방정보 활동 등을 강조했다. 더 나아가 감염병·기후 변화 등 새롭게 부상한 신흥 안보 위협에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해 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여당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국회에서 멈춰 있는 '간첩법' 개정에 이 원장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주목된다. 이 원장은 지난 6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간첩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최근 중국인을 중심으로 외국인들이 국내 군사 시설 등을 무단 촬영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범행을 저지른 외국인들에 대한 첫 구속 사례가 나왔다.
이 원장은 1958년 경기 남양주 출생으로 서울 용산고를 졸업해 성균관대 행정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1984년 학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정치학과에 입학하며 북한연구를 본격화했으며 북한에 대한 내재적·비판적 접근을 강조하며 북한·남북관계·북중관계를 연구했다.
이 원장은 1994년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 연구위원을 맡아 북한의 정치와 남북관계를 집중 연구했다. 이때 대북 포용 정책을 본격적으로 주장하기 시작했다. 1995년에는 통일부 정책자문위원을 맡으며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 설계에 기여했다.
햇볕정책은 남북한의 긴장관계를 완화하고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기 위해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대북 포용정책을 말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6월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할 때 '대통령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3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으로 임명됐으며 2006년 2월 통일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겨 '참여정부의 외교안보 실세'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 여파로 그해 12월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세종연구소에서 수석연구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공직을 맡지 않다가 약 19년 만에 공직자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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