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일·러·아세안 외교장관, 말레이서 한자리에…'트럼프 관세' 등 무역·안보 현안 논의

  •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등서 미국 일방적 관세 통보에 우려 표명 전망

  • 루비오 미 국무장관 아시아 첫 방문…한국은 박윤주 1차관 대표 참석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개막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개막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들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모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비롯한 역내 현안 논의에 들어갔다.
 
아세안은 9일(현지시간) 외교장관회의 본행사를 시작으로 오는 1011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등을 잇따라 개최한다.
 
이번 회의에는 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들과 함께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이 참석한다.
 
핵심 의제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한국 등 14개국에 서한을 보내 내달 1일부터 2540%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번 관세 대상국 중에는 태국(36%), 인도네시아(32%), 말레이시아(25%), 캄보디아(36%), 라오스(40%), 미얀마(40%) 등 아세안 회원국 6개국이 포함됐다. 아세안은 아니지만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한국과 일본도 각각 25% 관세 부과 통보를 받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공동성명 초안에서 “세계 무역 긴장 고조와 국제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 증가, 특히 관세와 관련한 일방적 조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미국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것이다.
 
초안은 지난 7일 작성됐으며, 지난 5월 아세안 정상회의 공동성명과 유사한 내용이 담겼다. 두 문건 모두 “관세는 역효과를 초래하고 글로벌 경제 분열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라반야 벤타케스와란 OCBC은행 아세안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베트남을 포함한 국가들이 주로 중국산 제품을 겨냥한 환적 관세로 인해 추가적인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고 집행 및 이행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다며 “결론적으로 앞으로 상황이 매우 복잡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브릭스(BRICS) 국가 또는 관련국을 겨냥해 추가로 10%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브릭스 정회원국이며, 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은 브릭스 파트너국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이 아시아 첫 방문인 루비오 국무장관의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루비오 장관이 회의에서 관세에 대한 백악관의 메시지를 되풀이하면서 아세안에 무역 관계의 ‘균형을 다시 잡을’ 필요성을 옹호할 것이라고 전했다.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국무장관으로서 첫 아시아 방문에서 루비오 장관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안전한 인도·태평양 지역을 진전시킨다는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역내 안보 현안도 긴급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국경 충돌과 맞물려 국경 통제 및 무역 제한 조치를 주고받으며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와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의 통화 내용이 유출되면서 패통탄 총리의 직무가 정지되는 등 태국 정치 불안까지 심화된 상황이다. 이밖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미얀마 내전 장기화 등 아세안의 ‘단골 현안’도 이번 회의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한편, 한국에서는 외교부 장관 인사 절차가 끝나지 않아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 대신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대표로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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