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K 수력발전, 인도네시아 오지에 불을 켜다

  • 55.4MW 생산…265억원 매출 '성과'

  • 현지인과 소통으로 주민수용성 높여

땅가무스 수력발전소 전경 사진김유진 기자
땅가무스 수력발전소 전경. [사진=김유진 기자]
"인도네시아의 70%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기 보급률이 낮습니다. 아직도 밤에는 불이 들어오지 않는 지역들도 많습니다."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일상의 대부분이 자동화된 21세기지만 인도네시아에는 아직 판자촌에 살며 등불 하나에 의지해 밤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 이곳에 밀림을 헤치고 세워진 'K-수력발전소'가 전하는 빛을 확인하기 위해 인도네시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달 30일 찾은 인도네시아 람풍의 땅가무스 수력발전소. 땅가무스는 수마트라섬 최남단에 위치한 지역으로, 람풍 공항에서도 차로 6시간 이상 소요된다. 하지만 람풍 공항과 거리는 150㎞ 남짓. 이 중 40~50㎞에 달하는 비포장 구간을 통과하는 데 두 시간 이상이 걸렸다.
 
인도네시아 람풍의 땅가무스 수력발전소 사진김유진 기자
인도네시아 람풍의 땅가무스 수력발전소. [사진=김유진 기자]


'이 길을 어떻게 뚫고 수력발전소를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이 떠오를 무렵 한국중부발전 인도네시아 땅가무스 수력법인이 운영하는 '땅가무스 수력발전소'에 도착했다. 중부발전은 수마트라섬 북부에 왐푸 수력발전소를 운영 중이며 왐푸 발전소의 성공을 바탕으로 땅가무스 수력발전소를 건설해냈다. 

발전소들이 지역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주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개 주민들 반대에 부딪혀 난항을 겪는 사례가 많지만 땅가무스 수력발전소는 지역 주민들의 호응 속에 지어졌다. 

박병석 발전소장은 "자연을 훼손하는 것이 없고 생태계가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주민들이 (발전소 설립을) 좋아했다"며 "화력발전은 배수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생태계가 파괴되지만 수력발전은 흐르는 물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더욱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했다.

땅가무스 수력발전소 설비용량은 1기당 27.7㎿(메가와트)로 총 55.4㎿를 생산해낸다. 설비용량 대비 실제 이용률은 56.5%에 달한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으로 발생하는 이용률이 10%대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이곳에서 발전된 전기는 수마트라 전역에서 사용 가능하며 대개 람풍 지역에서 소비된다.

'수력발전 댐'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높은 댐에서 물을 쏟아내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땅가무스 발전소의 물은 가둬진 상태로 보였다. 이에 박 소장은 "흔히 떠올리는 수력발전은 높은 고도에서 낙차를 이용해 발전을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며 "땅가무스 수력발전소는 유역변경식으로 건설됐다. 유역변경식 발전소는 물을 터빈까지 끌고 가서 발전을 해야 해 일반 수력발전보다 더 어려운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쉽지 않은 과정 속에서도 땅가무스 수력발전소는 지난해 매출 265억원을 창출해냈다. 이 같은 결실은 김윤기 법인장을 필두로 한 현지 직원들의 팀워크 덕분에 가능했다. 김 법인장은 중부발전 본사에 근무할 때도 업무능력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신임을 얻는 상사로 불렸다. 

김 법인장은 "우리 발전소가 들어오면서 일자리도 창출이 되고 지역민들 취업 질이 올라갔다"며 "현재 시보르빠 지역에 발전소를 준비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신뢰 구축을 잘 해놓아서 추가로 사업을 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