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스며드는 창문, 부드럽게 일렁이는 커튼, 그리고 적막의 바다. 앨리스 달튼 브라운의 그림 앞에 서면, 우리는 어느 고요한 아침의 공기와 만난다. 1960년대부터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그녀는 일상의 소박한 소재들 속에서 서정과 명상의 풍경을 그려내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림을 시작한 계기를 묻자, “정확히 말하면, 그림을 시작한 기억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누군가는 공을 차며 놀았고, 그녀는 색으로 놀았다. 마치 숨 쉬듯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 그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뭔가
-정확히 말하면, 그림을 시작한 기억이 없다. 그냥 늘 그리고 있었다. 누군가는 공을 차고 놀았고, 저는 색으로 놀았다. 제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작품 속에서 빛과 그림자에 끌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주제를 선택할 때 따르는 원칙이나 기준이 있나
-딱히 정해진 기준은 없다. 그냥 눈이나 마음을 사로잡는 어떤 것에 반응한다. 이성보다는 직관을 믿는 편이다. 결국 중요한 건 제게 울림이 있는가이다.


작품에 인물을 거의 등장시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 공간을 보는 사람에게 열어두고 싶다. 인물이 들어가면 이야기가 그 사람에게 집중되지 않나. 저는 관람객이 그 자리에 자신을 놓기를 바란다.
작품에 영향을 준 예술가가 있다면 누구인가
- 에드워드 호퍼의 빛과 고요한 긴장감은 저에게 큰 울림이 있다. 요하네스 페르메이르도 마찬가지다. 그의 실내 장면은 마치 속삭이는 시처럼 섬세하다.

예술가로서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은 무엇이었나
- 처음으로 개인전을 열었을 때다. 조용히 오랜 시간 작업해온 제게 “당신의 노력을 봤어요. 계속하세요.”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작품에서 강한 감정이 느껴지는데, 감정을 어떻게 다루시나
- 처음부터 감정을 넣으려고 하진 않는다. 하지만 솔직하게 작업하고 그 순간에 집중하면, 감정은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작품의 소재는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
- 일상이다. 집 안, 여행 중 본 풍경,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 그런 조용한 순간들을 항상 눈여겨본다.
관람객이 당신의 작품 앞에 섰을 때 어떤 감정을 느끼길 바라시나
- 고요함, 몰입감, 그리고 어쩌면 익숙한 그리움 같은 감정이다. 어쩌면 본 적은 없지만 꿈속에서 느껴본 듯한 장면이길 바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