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아태금융포럼] 류루이 인민대 교수 “위안화 환율 추가 하락 가능하지만 일방적이지 않을 것…올해 평균 6.4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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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입력 2021-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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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검 기자]



중국 경제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하면서 중국 화폐인 위안화의 중요성과 함께 위안화에 대한 금융시장의 관심도 그만큼 커졌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대중 무역 규모가 급증하면서 위안화 가치 변동이 기업들의 실적과 경제 전반에 걸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위안화와 원화가 동조화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중국 위안화가 아직 중국 정부의 관리를 받고 있는 데다 위안화 시장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다는 점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원화를 위안화 가치를 대리해서 이른바 프록시(proxy) 통화로 거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위안화 환율은 2019년 이후 의미 있는 움직임을 보였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심해지면서 달러·위안 환율이 1달러당 7위안을 넘으며 이른바 `포치(破七)’를 기록했다가 이후 내리막길을 걸으며 현재는 어느덧 6위안대 중반 수준으로 밀려나 있다. 시장에서는 위안화의 추가 강세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이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상대적으로 빨리 회복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류루이(刘瑞) 중국 인민대학교 응용경제학원 교수는 '제14회 아시아태평양 금융포럼'에 앞서 진행한 사전 인터뷰를 통해 위안화의 추가 강세(위안화 환율 하락)가 가능하지만 한 쪽으로의 일방적인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내외 변수들에 영향을 받으면서 들쑥날쑥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무역전쟁 전 레벨로 돌아온 위안화 환율, 급격한 환율 변동은 中 경제에 부담

류 교수는 “단기적으로 보면 위안화 환율은 여전히 하락할 여지가 있지만 환율을 결정하는 요인들이 많아져서 위안화 환율이 일방적으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위안화 환율의 평균 레벨로 6.4위안을 제시했다. 위안화 환율은 최근 이 레벨까지 하락했다가 현재는 6.50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류 교수가 올해 평균 환율로 제시한 달러당 6.4위안은 공교롭게도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지기 전 레벨이기도 하다.

그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약 3년 동안 위안화 환율은 크게 보면 6.4위안과 7위안 사이에서 어떻게 보면 평온한 모습이었다”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지면서 한때 7위안이 열리기도 했지만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위안화가 다시 강세로 돌았고, 최근에는 무역전쟁 발발 전 레벨인 6.4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그러면서 위안화 환율 변동에 따른 중국 경제의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위안화 절상이 가파르게 진행되면 중국 수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반대로 위안화 약세가 거세지면 다시금 외자 유출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그는 “위안화 절상이 중국 수출 기업에 주는 타격은 심각하다. 위안화 절상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 속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위안화 절하(위안화 환율 상승)가 예상될 경우 해외 핫머니 자금들이 대거 빠져나가 중국의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위태롭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 유대길 기자]


◆“인민은행 긴축 불구 전 세계 유동성 풍부··· 中 경제도 수혜”

현재 국제 금융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주요국들이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해 전례가 없을 정도로 풀어놓은 시중 유동성을 언제 어떻게 회수할지에 쏠려 있다. 미국의 경우 예상보다 경제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연준이 조만간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줄이는 테이퍼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는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의 `발작’ 증세를 낳고 있다.

중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견조한 경제 체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긴축 우려가 더 심하다. 잠복하고 있는 부채 문제와 부동산 문제 등으로 대규모 부양책을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실상 긴축 조치에 나섰다는 평가도 있다.
 

중국은 이달 초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도 긴축 정책을 예고하기도 했다. 전 세계 주요 기관들이 제시한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인 8%보다 낮은 6%를 제시했고,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도 지난해보다 0.4% 포인트 낮은 3.2%로 맞췄다. 그만큼 중국 정부가 돈을 덜 쓰겠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류 교수는 아직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리스크 선호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중국 경제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중국의 긴축 움직임은 인정하면서도 갑작스런 통화정책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백신 접종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이번 바이러스는 올해 안에 효과적으로 억제되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이에 따른 세계 경제 회복과 미국의 적극적인 재정 확대 정책 등의 영향이 겹치면서 시장의 리스크 선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유동성은 여전히 매우 풍부한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중국 경제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류 교수는 이어 “일부에서 거품이 보이기 시작해 인민은행도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긴축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갑자기 통화정책을 선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에 대한 걱정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韓·中 무역관계 긴밀, 위안·원 직거래 시장도 발전할 것
 

류 교수는 중국 내 대표적인 지한파 경제학자다. 중국 경제의 지속가능 성장 계획 모델 수립과 관련해 정부에 정책 자문을 제공하기도 했다. 2000년대 초반 국내 대학(서울대)에서 박사 후 연구 과정을 밟았고 이후로도 한·중 관계 및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 방향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류 교수는 한·중 양국 간 무역 관계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중국은 이미 미국을 넘어 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자리잡았다. 또 장기적으로 양국 간 무역 및 외환 거래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위안∙원 직거래 시장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2014년 서울 외환시장에서 그리고 2016년에는 중국 상하이에서도 직거래가 되기 시작한 위안∙원 환율 시장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지만, 거래 규모나 시장참가자 측면에서 큰 발전은 없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한국 정부에서는 위안∙원 직거래 시장조성자로 선정된 은행들에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감면해주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 측에서는 이 시장에 큰 관심이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류 교수의 견해는 달랐다. 그는 “위안∙원 직거래가 외부 변수들로 인해 영향을 받아 위축된 적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도 정책적으로 지원 방안의 강도를 높이면서 시장의 발전을 돕고 있다. 아직까지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결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당장 직거래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류 교수는 그러면서 “중국과 한국의 무역 관계는 긴밀하다. 중국 시장의 개방과 역내 통합이 가속화됨에 따라 위안∙원 직거래 시장이 발전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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