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 직원이 일을 하지 않는 이유는? 동기부여에 필요한 3가지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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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진 기자
입력 2018-04-1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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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기부여를 위해선 1. 자주 2. 숙달 3. 소명욕이 필요하다


다니엘 핑크(Daniel H. Pink)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미래학자이다. 이름 때문에 그가 연애소설을 쓴다고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는 미국의 전 부통령 앨 고어의 수석 대변인으로도 활동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통찰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니엘 핑크는 회사생활에 지친 직장인을 위해 동기부여에 관한 이야기를 11분 정도의 영상으로 만들었다.(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13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인기 영상이다.)

영상에서 다니엘 핑크는 MIT, 시카고대학교, 카네기멜론 소속 등의 사회학자와 경제학자로 팀을 꾸려 인간의 동기부여에 대해 연구하고 그 결과를 알려줬다.

동기부여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실험자를 대상으로 여러 가지 과제가 있고 그 과제를 충실히 수행하면 결과물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는 환경을 만들었다. 단 성과가 없는 사람은 보상도 없다. 보통 회사의 성과급 제도와 같다.
 

이 영상은 ‘RSAnimate’의 강연 영상으로 ‘Stage5’에서 번역했다.[사진=RSAnimate]

결과는 어땠을까?

1. 오로지 기계적 혹은 육체적 역량만을 요구하는 과제들의 경우 기대했던 효과가 나왔다.

2. 인지적 역량이 조금이라도 요구되는 과제들의 경우 보상이 높을수록 성과는 떨어졌다.


보상이 커질수록 성과도 좋다고 학습 받는 게 보편적 일이다. 이 때문에 기업은 동기부여의 도구로 성과급을 사용한다.

기본금은 적고 성과급이 많은 영업직군에서 성과급은 조직을 경영하는 필수 도구로 여겨진다. 하지만, 다니엘 핑크의 테스트 결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성과급이 많아도 급여가 적절하지 않으면 동기부여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오히려 급여가 적고 성과급이 높은 직군이 최악의 성과를 보였다. 창의적인 직군에서 이런 현상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연구팀이 보기에도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았고 세계 곳곳과 여러 인종과 계층을 상대로 반복해서 연구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하면 ~주겠다'는 보상방식은 단순 노동에서 효과를 보였지만, 창의적이고 인지적인 직군에선 효과가 없었다.
 

[사진=RSAnimate]

다니엘 핑크는 "돈은 동기부여 요소가 맞습니다. 사람들에게 급여를 충분히 지급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동기부여 되지 않습니다. 일단 돈 문제를 머릿속에서 지울 수 있을 만큼의 급여가 사람들에게 지급되어야 합니다."라면서 "사람들이 돈 문제를 생각하지 않고 온전히 일에 집중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지급"하라고 조언했다.

복잡한 돈 문제가 머릿속에서 어느 정도 사라져야 온전히 일에 집중할 수 있다. 돈은 동기부여의 기본적인 요소다. 극단적으로 말해 제시간에 출근을 하고 자리에 앉아 업무준비를 할 정도의 동기부여밖에 제공하지 못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선 돈보다 중요한 ‘세 가지 요소’가 있다고 다니엘 핑크는 말한다.
 

[사진=RSAnimate]

 
1. 자주 2. 숙달 3. 소명욕

1. 자주는 남의 보호나 간섭을 받지 않고 삶의 방향을 자신이 스스로 정하고 싶어 하는 욕구다.

직원에게 권한은 적게 의무는 많이 부여해서 조직을 관리하는 회사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영 방식은 통제하기에 훌륭한 수단이지만, 혁신적이진 않다.

자주적인 직원이 직접 업무 개선을 주도하고 계획하면 경영조직과 불가피한 충돌이 생긴다. 복종과 몰입은 서로 반대 지점에 서 있다. 직원에게 복종을 강요하면 '몰입'을 버려야 한다.

만약 직원이 복종과 몰입 두 가지를 회사에 제공하길 원한다면 기업은 직원의 부모나 여자친구 혹은 자식을 인질로 잡고 일을 시키거나, 업계 최고 수준의 급여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제대로 일한다는 보장은 없다.
 

스스로 떠나는 여행은 험난한 길이 예상돼도 설레기 마련이다.[사진=픽사베이]

하지만, 기업이 직원의 자주성을 보장하면 그들은 스스로 자기 일에 빠져든다.

다니엘 핑크는 한 가지 예를 들었다. 호주에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 '아틀라시안'는 직원들에게 매 분기당 한번 목요일 오후를 기점으로 24시간 동안 직원이 원하는 작업 아무거나 하는 시간을 부여한다. 일하는 방식은 물론 누구랑 일할지 선택하는 것도 자유다. 24시간. 자유와 자주성이 보장된 하루 동안 많은 양의 소프트웨어 버그수정과 새로운 제품 아이디어가 탄생했다.

'아틀라시안'이 한 일이라곤 직원이 편히 일하도록 잠시 자리를 피한 것뿐이다.

2. 숙달욕구는 자신이 하는 무언가를 더 잘하고 싶어 하는 욕구를 말한다.

일을 못 하고 업무를 망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특정한 분야에 실력을 쌓아서 세련되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길 원한다.

이런 숙달욕구는 일뿐만 아니라 취미생활에서도 같이 발휘된다. 사회인 야구에 빠진 사람은 주말마다 야구를 한다. 이 행동이 이성을 사귀게 해주는 것도 아니고 돈을 벌어다 주는 일도 아니다. 오히려 돈은 돈대로 쓰고 주말에 시간이 안 나 이성과 더 거리가 멀어지는 활동이다.

이런 일을 하는 이유는 뭘까?
 

리눅스 로고[사진=Linux]

답은 '재미'다. 자신이 재미있고 좋아하는 일은 일을 어제보다 오늘 더 잘하는 사실만으로도 만족감을 준다. 어제 놓쳤던 야구공을 오늘은 잡아서 3루에 송구했을 때의 만족감이다.
다니엘 핑크는 숙달욕구의 예로 리눅스(Linux)를 들었다. 오픈소스 운영체제인 리눅스는 세계 여러 프로그래머가 자발적으로 만들고 무료로 배포한다.

리눅스는 포춘이 선정한 500대 기업 4분의 1의 서버에 탑재된 믿을만한 운영체제다.

리눅스는 돈을 받고 파는 것도 아닌데 발전하고 확장된 이유는 무엇일까?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쓰는 사용자 참여의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에 오만가지 지식이 올라온 이유가 궁금하지 않는가?

이런 것은 개인 다수가 만든다. 직장이나 학교에 다니는 개인이 한가한 시간을 쪼개 리눅스의 버그를 잡고 위키피디아에 지식을 채워 넣는다. 그리고 ‘무료’로 배포한다.
이들이 금전 보상 없이도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전욕구와 숙달욕구 그리고 무언가에 기여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서다.

3. 무언가에 기여하고자 하는 욕구는 사람을 담대하게 만든다.

이런 욕구를 짧게 줄여 소명욕이라 말한다. 회사도 분명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예를 들어 전기 자동차를 만드는 ‘테슬라(Tesla)’는 사람들이 빠르고 값싼 전기차를 많이 구매하길 원한다. 테슬라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 회사는 돈을 벌지만, 대기오염도 줄어든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만든다.[사진=픽사베이]

테슬라의 경제활동은 자연스럽게 환경보존에 기여한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테슬라에서 일하면, 기업(테슬라)과 개인(직원)은 머리를 싸매고 환경개선에 대해 고민할 것이다. 둘의 소명욕은 비슷한 점이 많다. 이런 이상적 상황은 쉽게 찾기 어렵다. 이런 경우가 흔하다면 대부분 직장인은 월요일 출근길이 즐거워야 한다.

월요일 출근이 두렵고 짜증 나는 이유는 회사에서 소명욕을 찾기 힘들어서다. 회사와 직원의 부조화는 결과적으로 ‘질이 떨어지는 제품’, ‘한심한 서비스’ 등으로 이어져 피해는 기업, 직원, 소비자 모두가 본다.

당근과 채찍

소명욕이 분리된 채 사회활동을 한다면, 사라진 소명욕을 채워 줄 무언가 필요하다. 대부분 회사는 ‘돈’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고 많은 사람은 그것을 보고 움직인다. 조금이라도 조건이 더 좋은 회사가 나타나면 과감하게 갈아탄다.
 

애플,픽사,넥스트 등 스티브 잡스가 만든 변화는 어마어마하다.[사진=indigo_girl]

그러나 기업이 소명욕을 제대로 제공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인터넷 라이브 메신저 '스카이프(Skype)'는 "우리의 목표는 파괴적 혁신입니다.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이상을 위해서 말이죠"라고 회사 비전을 말한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우주에 울림을 남기고 싶습니다"라며 자신의 경영철학을 이야기했다.

자신이 하는 일이 우주에 울림을 남기는 일이라면 아침 단잠을 기꺼이 포기하고 출근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다니엘 핑크는 "직장에서 직원을 말처럼 대하지 않고 사람을 사람처럼 대한다면 당근과 채찍이라는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멋진 회사를 만들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일부 결정권자와 경영진은 회사경영에 ‘당근과 채찍’을 서슴없이 말한다. 당근과 채찍을 경영도구로 사용하면 직원은 멈추거나 달리기만 하는 경주마로 전락한다.

능동적 사람이 모이면 훌륭한 기업이 생긴다. 그 기업은 좋은 제품과 쾌적한 서비스를 만든다. 그 가치를 느낀 고객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긴다. 이들의 총합은 좋은 사회를 만든다. 지겹다고 생각하는 그 일이 사회를 긍정적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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