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금융CEO 셀프 연임 불합리"…지배구조 승계 문제점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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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7-12-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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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사와 조찬 간담회

  • 금융사 "소비자 볼모 군기잡기"

최흥식 금융감독원 원장은 13일 언론사 경제·금융부장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일부 지주사의 지배구조를 검사한 결과, 전반적으로 회장 후보 추천 구성에 불합리적이고 불공정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유광열 수석부원장,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민병진 부원장보.[사진=금융감독원 제공 ]



금융위원회에 이어 금융감독원도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현직 회장이 연임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셀프 연임' 세태가 금융소비자 피해를 야기하는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금융사들은 즉각 반발했다. 금융당국이 애먼 소비자 피해를 들먹이며 군기잡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최흥식 금융감독원 원장은 13일 언론사 경제·금융부장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올해 일부 지주사의 지배구조를 검사한 결과, 전반적으로 회장 후보 추천 구성에 불합리적이고 불공정한 점이 있었다"며 "회장 후보군을 구성하는데 경영진이 과도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었고 CEO승계프로그램도 형식적이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이날 금융사의 지배구조, 성과평가, 내부관행에 대해 대대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동시에 지배구조와 승계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최 원장은 "상식으로는 현직이 연임 예정일 때 회추위(회장추천위원회)에서 배제돼야 하나 이를 어느 지주사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셀프 추천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 "후계자양성 프로그램이 전혀 없다"고 언급하며 CEO 승계프로그램도 형식에 그칠 뿐 충실히 이행되고 있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경영진의 입맛에 따라 사외이사를 구성하는 상황도 문제 삼았다. 그는 "사외이사에 대한 후보를 추천하고 선정하는 것을 보면 평가 프로그램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 지주사 경영진이 알아서 평가하고 사외이사를 교체하는 시스템이다"며 "사외이사가 주축이 돼 경영진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게 맞는데 잘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최근 작심발언이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를 겨냥한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을 염두에 둔 듯 "(검사는) 특정 지주사를 타깃으로 하는 게 아니다"며 표적 검사 의혹에 선을 그었다.

지배구조를 들여다 보는 취지가 무엇보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제도와 법을 잘 만들어도 사람이 문제다"며 "사람에 대한 선임을 비롯해 사람들이 객관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금융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위에 이어 금감원도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연일 문제 삼자,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군기잡기에 나섰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금융 소비자 피해를 들먹이며 지배구조에 마치 엄청난 문제가 있는양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령 불완전 판매가 발생했을 때 CEO에게 책임을 묻고 지배구조를 문제삼는 것은 단계를 건너 뛰어도 한참 건너 뛴 것이다"며 "일선에서 책임 감독하는 팀장을 비롯해 지점장 내부감사, 해피콜 등 온갖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은행 조직은 문제가 있거나 허점이 있는 것을 잡아내기 위한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어떤 논리로 지배구조 문제를 들고 나온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관치의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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