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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갑(기업)' 편이고, 여당은 '을(자영업자)' 편?

최영지 기자입력 : 2017-11-15 09:00수정 : 2017-11-15 09:00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 의견이 명확하게 갈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자영업자, 중소기업 편에 서서 개정안을 발의하는 반면 자유한국당 등은 기업 편에 섰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은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다. 법안에는 기업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부당한 공동행위, 불공정거래행위 등 위반행위에 대해 시정조치 등이 담겨 있다.

미스터피자 치즈통행세로 갑질 논란을 일으켰던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역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지금까지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20대 국회가 시작된 이후 총 70건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두 건만이 의결 절차가 이뤄져 개정됐다. 개정안에 반영된 이 두 건과 폐기된 세 건을 제외하고 남은 65건은 아직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사인의 금지청구제도를 도입하는 신설 조항을 개정하자고 지난 8월 발의했다.

사인의 금지청구제도는 피해자가 법원에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중단시켜 달라고 제기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서만 불공정 행위를 중단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등은 최소 6개월에서 최대 2~3년까지 손 놓고 공정위의 제재 조치만을 기다려야 한다.

지난해 3월 가맹점주들을 울린 ‘바르다 김선생’은 당시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공정위에 신고됐지만, 2년여 동안 조사만 진행됐다. 박 의원 등은 “관련 조항이 신설된다면 기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공정한 시장경제를 정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공정위 역시 금지청구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공정위는 지난 8월부터 ‘공정거래 법집행체계 개선 TF’를 꾸려 공정거래법 개선 방안을 논의해 왔다.

개정안 발의에 이어 공정위 발표까지 더해져 향후 법안 소위원회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커졌다. 박찬대 의원은 “9월 정기 국회 기간 중에 법안 소위가 예정돼 있어 소위에서 개정안 논의가 아마 이뤄질 것 같다”면서 “우리는 야당이었을 때부터 이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지만, 기업 부담이라고 생각하는 야당이 순순히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기업을 옹호하는 방향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 7월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 등은 과징금 처분 등을 제외한 형사처벌 규정을 삭제하자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에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등 위반행위에 대해 시정조치를 하는 것은 물론 과징금 및 벌칙 규정을 두고 있다.

과징금이라는 경제적 제재 수단 외에 형사처벌 규정을 두는 것은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게 윤 의원 측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벌칙 규정을 삭제해 기업의 자유롭고 공정한 경제활동을 장려하는 취지를 갖고 있다.

윤 의원은 “유명무실한 형벌조항으로 그동안 기업 경영자들은 인신구속 등의 형벌부과를 우려해 기업의 경영판단이나 영업활동을 위축시켜왔다”며 “법 개정을 통해 경영자가 진취적이고 창의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공정위가 고발한 사건은 대부분 약식기소되는 상황인데 그나마 있는 벌칙 조항마저 없애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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