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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중국의 窓] 中·印 국경대치와 이중적 ‘안보관’

김봉철 기자입력 : 2017-08-10 11:27수정 : 2017-08-10 13:30
중국, 영토주권 이유로 타국 안보 무시 북핵 대응 韓 영토 내 사드 배치 반발

[양철 성균중국연구소 연구교수(외교학 박사)]

양철 성균중국연구소 연구교수(외교학 박사)

지난 6월 16일 이후 중국과 인도의 영토 분쟁을 둘러싼 대치가 지속되고 있다. 인도는 중국군이 ‘시킴주 도카라(중국명 둥랑·洞朗)’ 지역을 침입해 벙커를 파괴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중국은 인도의 국경 수비대가 도로 건설을 방해하기 위해 이 지역을 침범했다고 맞서고 있다.

사실 도카라 지역은 인도의 영토가 아니다. 따라서 중국에서는 이번 사건이 인도와 무관한 중국과 부탄의 문제이며 인도가 부탄을 핑계로 중국의 영토에 침입한 것은 영토주권에 대한 침해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한 도카라 지역의 도로 건설이 인도의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된다는 주장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인도의 입장은 다르다. 부탄 영내 도로 건설은 중국-부탄 간 조약을 위반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인도-부탄 간 상호방위조약에 의거해 중국에 항의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논리다.

인도가 민감하게 반응하며 첨예하게 대립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도카라 지역에 도로가 완성되면 일명 ‘닭의 목’이라 불리는 전략적 요충지인 ‘실리구리 회랑(Siliguri corridor)’에 대한 중국의 접근성이 제고되기 때문이다.

인도 북동부 7개 주와 직접 연결되는 요충지를 중국이 차지하게 되면 언제든 중국이 인도를 압박할 수 있다.

사건 발생 후, 양국은 서로를 자극하고 있다. 인디아 투데이는 ‘중국의 새로운 병아리(China's New Chick)’ 제하에 티베트와 대만이 삭제된 닭 모양의 중국지도를 표지에 실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격해지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그려진 포스터를 불태우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중국 역시 자극적인 수사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인디아 투데이의 도발에 대해 환구시보는 “인도가 중국을 지해(肢解)하려는 헛된 꿈을 꾸고 있다. 중국이 전면전을 마음먹으면 인도는 속옷조차 남지 않을 정도로 패할 것”이라고 조롱했다.

건군절 90주년을 맞아 아시아 최대의 주르허(朱日和) 군사훈련장에서 진행된 대규모 열병식이 인도와의 대치를 끝내기 위해 군사적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는 시그널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열병식에서 자폭 공격용 드론을 선보인 것에 대해 한국에서는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미국이 인도에 20억 달러 규모의 감시용 드론(비무장)을 판매한 것에 대해 반감을 표출하기 위한 의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양국의 태도가 점차 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도에서는 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인디아 익스프레스, 인디아 웨스트 등 주요 언론에서는 양국 갈등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대화이고 양국의 대치가 고조될수록 돌아오는 것은 재앙밖에 없을 것이라는 논설이 속속 등장했다. 국가안전보장 상임고문, 외교부 장관 등 고위관료들이 중국을 방문하며 분쟁 해결을 위한 논의를 시도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반면, 중국의 기본적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중국은 변경 지역에서의 인도군 철수가 대화의 전제 조건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두 달 가까운 대치가 이어지자 중국 국방부와 외교부는 물론 주요 언론사들이 인도군의 철수를 공개적으로 요구했고, 런궈창(任國强) 국방부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참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군사적 수단을 이용할 가능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강경한 기조와 함께 중국은 양국의 대치를 ‘영토 분쟁’이 아닌 ‘인도군의 불법 침입’이라는 프레임으로 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16일 이후 외교부 정례 브피링을 보면, 사건 발생 초기만 해도 ‘변경 대치’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나 7월 말을 기점으로 ‘인도군의 중국영토 불법 침범’이라는 표현으로 전환됐다.

이러한 중국의 모습에서 한반도의 상황이 오버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핵을 개발하고 한미 군사훈련 중지 등의 조치가 전제돼야만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중국이 ‘일정한 조건’이 충족돼야 인도와 대화를 하겠다는 모습은 북한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촉구하는 중국의 모습에 북한은 과연 어떠한 생각을 가질까?

중국의 서남부에서 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인 인도가 갈등을 겪고 있다면, 반대편의 동북부에서는 또 다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인 한국이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다.

인도가 잠재적인 안보 위협을 느껴 전개한 조치에 대해 중국은 인도에 영토주권 문제에 절대 타협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인도를 압박 중이다.

반대편에서는 사드 배치가 중국에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논리로 오히려 한국의 목을 죄고 있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최근 개최된 ARF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사드는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훼손하며 한·중 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비난했다.

타국의 안보위협은 경시하면서 자국의 안보이익은 중시하는 이중적인 태도나, 자국의 영토주권 문제는 절대 타협할 수 없다면서 타국의 영토주권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어떠한 논리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사드 배치가 한국의 영토주권 문제이기 때문에 절대 타협할 수 없다고 하면 중국은 과연 이를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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