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식량난, 동남아 식용곤충 산업이 대안될까···온실가스 감축에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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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1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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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AO 보고서]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전 세계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식량난의 인류 최대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류는 산업혁명 이후 농작지를 개간해 식량작물의 생산량을 늘려왔지만 이와 동시에 육류를 통한 단백질 섭취량을 증가시키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는 지난 1960년에는 30억명을 돌파 후 △1974년 40억명 △1987년 50억명 △1999년 60억명을 넘어섰다. 2011년 10월에는 70억명을 뛰어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하급수적인 인구 증가에 따라 식량위기가 현실화되면서 식용곤충(Edible insects) 활용안이 본격 대두됐다. 16일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FAO) 보고서에 따르면 곤충의 식량 자원으로서의 가치는 농작물이나 육류 등에 비해 월등히 앞선다.

보고서(Future prospects for food and feed security)는 환경적인 면에서 식용곤충은 동물복지와 물 사용 등에서 효과적이라고 진단한다. 또 산업적 측면에서도 신사업 육성과 유통 시장의 발달 촉진 등의 효과가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곤충을 식량으로 이용해 온 기록들은 다수 남아있다. 그러나 현대 지구촌에서 곤충의 식량 활용도가 높은 지역으로는 동남아시아가 꼽힌다. 식용곤충의 미래를 동남아에서 찾는 이유다.

◆곤충, 단백질 및 영양 면에서 우수한 재료

세계적인 식량난에서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지난 2012년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식량자급률은 약 45%에 불과하다. 여기에 사료용 곡물까지 포함할 경우 자급률은 24%까지 하락한다. 곡물의 식량 자원 대체율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이에 비해 식용곤충은 단백질 공급책으로 유용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FAO 보고서에 따르면 말린 메뚜기 100g 당 단백질 함량은 약 70g을 차지한다. 같은 양의 소고기의 약 2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곤충은 소고기에 비해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지방은 적어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알맞은 식품군이다. 비만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중요한 지방 함유량도 식용곤충의 장점이다. 대체로 소고기 100g에 지방이 50g 안팎 포함된 반면, 곤충 100g에는 지방이 4~18g 정도에 불과하다. 대신 미네랄은 소고기에 비해 최대 10배 이상 많다.

다만, 식용곤충의 상용화를 위한 관건은 결국 ‘곤충에 대한 인식’에 달렸다. 곡류나 육류에 비해 곤충을 식용으로 섭취해 온 경험이 드물어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기록을 살펴보면 인류가 곤충으로 식용으로 활용한 역사도 짧지 않다.

곤충은 전 세계적으로 130만종이 서식하며 전체 생물군의 70%를 차지할 만큼 종류가 다양하다. 이 중 식용으로 쓰이는 곤충의 종류만 해도 1700종이 넘는다. 세계 80% 지역에서 이미 곤충을 식용으로 이용 중이고,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 국가와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는 일반적인 곤충 식문화가 형성 돼 있다.

◆생산까지의 소요 자원 현저히 낮아···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식용곤충은 동물성 단백질의 대체물로서 생산과정에서의 효율도 높다. 현재 70억명에 달하는 전 세계인들에게 충분한 동물성 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해선 600억 마리가 넘는 가축이 필요하다. 인구가 90억명을 넘어서면 가축은 1000억 마리 이상으로 증가하게 되는 셈이다. FAO에 따르면 소에게 풀 100kg을 먹이면 평균 6.5kg의 단백질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식용곤충은 같은 양의 먹이로 54kg에 달하는 단백질 획득이 가능하다. 평균적으로 8배 이상의 효율을 보인다.

온실가스의 감축 효과도 크다. 미국 국제식량연구소에 따르면 2050년 지구의 평균 온도는 지금보다 최소 6.4도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 돼지 등 가축들이 분뇨와 방귀로 내뿜는 메탄가스 등이 대기오염과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곤충은 같은 식량을 얻어내는 반면, 친환경적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국내 가축이 내뿜는 온실가스는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를 차지하고 있다.

식용곤충은 다른 식량자원에 비해 생산성도 월등히 높다. ‘큰 메뚜기’의 경우 한번에 100개 이상의 알을 낳고 하루 만에 2배 이상 몸집이 커진다. 누에도 20일 만에 몸무게가 1000배 이상 늘어난다. 이에 비해 곡물 자원의 생산성 증가 속도는 저하되고 있다. 밀의 경우 1980년대엔 매년 5% 이상 생산이 늘었지만 2005년엔 2%로 하락했다. 3%대였던 쌀과 옥수수의 생산 증가율은 1%로 전락했다.
 

[그래픽=FAO]
 

◆식용곤충, 전통 노하우 지닌 동남아

이같은 세계적 식량난의 타개책으로 식용곤충이 떠오르는 가운데, 곤충을 식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축적한 동남아가 글로벌 식량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규모 식량난에 대비하기 위해 FAO는 인도차이나의 라오스에서 식용곤충 시범사업을 실시 중이다. 어린이의 40%가 영양실조에 걸려있는 라오스에서는 곤충은 주요 식량으로 꼽힌다. 조사에 의하면 라오스 국민의 95%가 곤충을 먹는다고 답한 바 있다. 이에 유엔기구는 라오스 정부와 함께 곤충의 사육과 상용화 소비, 전문적 조언과 장비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FAO 라오스 대표부의 한 전문가는 “식용곤충의 연구로 라오스의 영양실조 문제를 넘어 향후 상하이와 뉴욕, 로마 등 대도시를 먹여살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곤충산업 시장 규모도 지난 2009년 1570억원에서 오는 2015년에는 약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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