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겸의 차 한 잔] '참된 스승' 신현철 교수가 말하는 '대학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7-03-14 07:1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칼럼니스트(문학박사)

신현철 교수와 그의 제자들 [사진=하도겸 박사 제공]


'대학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신현철 교수의 전공은 교육학이 아니라 식물학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대학발전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처음으로 읽은 책이 ‘미국 최고 대학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였다. 신 교수는 이를 통해 우리가 미국 대학의 발달 과정을 그대로 좇아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여기저기 말을 했으나 아무도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우연히 접한 페이스북을 통해 2013년 9월 1일부터 대학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2014년 1월부터는 ‘대학이라고 쓰고 취업학원이라고 읽는다’라는 부제를 달았다. ‘대학론’과 ‘영화속대학’이라는 교양 강의를 진행한 그가 실체가 없는 '대학'에 다양한 옷을 입혀 본 것이 바로 '대학론, 대학을 공부하다'(소명출판, 2017.3.)이다.

신 교수는 “IMF이후 대기업은 있던 일자리마저 줄이기 시작했고 잘 다니던 사원들을 자르기 시작했다. 대학생들의 사고 능력이나 비판 의식을 저하하기위해, 취업이라는 명분으로 대학과 대학생을 세뇌교육 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고 있다. 모든 언론에서 청년 실업률이 심각하다고 하고 있어 대학생들이 주눅이 들어 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정말 대학생들이 대학 4년 내내 취업에 대해서 고민하는 게 맞는지 이해가 안 된다. 1980년대까지 대학을 다녔던 우리 세대는 적어도 3학년 때까지는 사회의 부조리를 직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대학의 낭만도 만끽할 수 있었다. 학생들이 더 바람직한 대학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취업의 본질이나 대학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일기를 쓰는 이유는 대학의 본질을 알아야만 하기 때문이다”고 강조한다.
 

'대학론, 대학을 공부하다' [사진=소명출판 제공]


대학이란 무엇인가? 교수와 학생이 배우고 가르치고, 연구하는 공동체이다. 대학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교육이다. ‘대학생활을 즐겨라!’라는 말조차 금기어가 된 지금의 대학 정말 이대로 좋은가? 자유로운 영혼을 더는 만들어내지 못하는 이 대학과 사회가 정말 건강한 것인지 물어봐야 한다. 신 교수는 사회를 비판적으로도 보지 못하는 대학생들에게 오늘날 정부와 대기업이 요구하는 데 순응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게 정말 바람직한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대기업에 들어가도 수많은 경쟁을 계속 거쳐야 하는데 정말 그러한 삶이 행복한 것인지 고민이라도 해보는 대학생들이 몇 명이나 될까? 대학에서 대기업취업을 축하하는 플래카드보다는 "생물학과 15회 *** 학우 쾌차!” 등의 인간적인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가? 정부와 대기업이 만들어낸 경쟁에서 이긴 자들의 전리품이 되어가는 대학이 정말 살아있는지 모르겠다고 신 교수는 전한다.

“대학은 학생들 만족도만 평가하지 학습은 방관한다. 대학에서 빨리 ppt가 사라져야 한다”고 동료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그의 페북은 즐겁다. 1980년대에서나 볼 수 있는 학생들의 감사 편지나 학생들을 진정한 대학의 세계로 유혹(?)하는 사탕부터 정말 다채롭다. '김영민 칼럼: 신입생을 위한 무협지'(한국일보)에 나오는 “간혹 내공을 갖춘 자(교수)가운데 불사지체를 얻어 개성 있는 학적 성취를 이루고, 영재들과 사귀는 것을 삶의 즐거움으로 삼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고 한 이 시대 '참된 스승'이 바로 신 교수임을 그의 제자뿐만 아니라 그를 만난 사람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정치판이나 기웃거리는 폴리페서가 아니라면 교육부, 교육전문가 모두가 학생들과 함께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