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하정우+윤종빈 ‘군도’, 재미있‘군’ 이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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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1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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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포스터]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배우 하정우와 윤종빈 감독은 중앙대학교 시절부터 쭉 함께 해오고 있다. ‘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트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에 이어 ‘군도: 민란의 시대’(제작 영화사월광)까지 10년이 넘게 호흡을 맞춰왔다.

‘군도: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는 하정우와 윤종빈 콤비의 호흡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재미있‘군’ 이번에‘도’”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군도’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백성들의 등골을 빼먹는 대부호 조대감(송영창)과 그의 서자 조윤(강동원)은 관과 유착해 돈을 끌어 모은다. 부익부 빈익빈이라고 조대감의 재산을 날로 늘어난다.

남다른 맷집의 소유자 돌무치(하정우)는 천민 중에서도 최하층인 백정이다. 소, 돼지를 잡아 조대감 댁에 고기를 납품하지만 엽전 한 닢밖에 받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부정부패를 일삼던 한 고을의 사또를 응징하고 백성들에게 쌀과 돈을 나눠주는 지리산 추설 군도의 두령 노사장 대호(이성민)의 모습을 보고 가슴 속 깊이 무언가를 느낀다.

돌무치는 조윤과 그의 심복 양집사(정만식)로부터 절에 숨어든 한 여인을 살해하라는 사주를 받는다. “절간의 중들과 놀아나 임신을 한 못된 계집”이라고 설명을 받고 소, 돼지만도 못하다는 생각에 수용한다. 하지만 본래 착한 심성의 돌무치는 실패하고 여인은 지리산 추설의 정신적 지주 땡추 유사(이경영)와 그대로 도망친다.

돌무치는 받은 돈을 되돌려주며 “영 껄쩍찌근해 못해 먹겠소”라고 말한다. 화가난 조윤은 양집사를 시켜 돌무치를 처리하게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반항에 집에 불을 질러 버린다. 돌무치는 불타 무너진 잔해 사이에서 동생(한예리)과 어머니(김해숙)를 발견하고 오열한다. 복수를 위해 조윤의 집으로 향하지만, 약관 19세에 조선 천지에 당할 자가 없는 무관 출신인 조윤에게 처참하게 당하고 포졸들에게 붙잡히고 만다.

조윤은 뇌물을 이용해 고을 사또(주진모)에게 돌무치를 없애게 하지만 군도의 전략가 태기(조진웅)와 괴력가 천보(마동석), 무술가 금산(김재영)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죽음은 면한다. 그들과 함께 지리산 추설 군도에 입성한 돌무치는 이름을 도치로 바꾸고 이 세상 부정부패와 맞설 것을 맹세한다.
 

[사진=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스틸컷]

네 번째 호흡을 맞춘 하정우와 윤종빈 콤비는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만들었다. 하정우는 완벽하게 도치로 분했고, 윤종빈 감독은 하정우의 다양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하정우는 동생과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글래디에이터’의 러셀 크로우, ‘올드 보이’의 최민식에 버금가는 오열연기로 승화시켜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걸음걸이, 말투, 틱장애 등 완벽한 메소드 연기를 펼쳤다. 양반들의 상투를 자르는 장면은 웃음을 넘어서 소름끼치게 만들었다.

관객이 기다려온 강동원은 ‘초능력자’ 이후 다시 한 번 악역에 도전했다. 강동원이 연기한 조윤은 양면을 지닌 악당이다. 악랄하고 비열하지만, 가슴속 깊이 일말의 정은 품고 있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강동원의, 강동원에 의한, 강동원을 위한 인물로 조윤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

마동석, 조진웅, 김성균(장씨 역), 김재영 등 ‘범죄와의 전쟁’ 멤버들은 영화의 한 축을 담당했다. 애드리브의 달인 마동석, 자연스러운 연기의 대가 조진웅, 어떤 캐릭터든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하는 김성균, 무언(無言)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 김재영의 조합은 ‘군도’를 정확하게 표현했다.

말이 필요 없는 이성민, 이경영, 정만식, 그리고 윤지혜, 한예리, 김해숙까지 ‘군도’ 드림팀은 각양각색의 색깔을 지닌 배우들이 모여 무지개 매력을 발산했다.

어느 시대에나 정치에 대한 불만과 사회에 대한 불신은 있어왔다. 요즘처럼 갑갑한 세상에 일침을 가하는 ‘군도’는 오는 23일 15세 관람가로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1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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