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포스텍 교수팀, 스스로 조립하는 속 빈 마이크로 도넛 합성법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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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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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BS 복잡계자기조립연구단 김기문 단장팀 연구

김기문 단장(왼쪽)과 이지영 박사(제1저자)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국내연구진이 스스로 조립하는 속 빈 마이크로 도넛 합성법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복잡계자기조립연구단이 첨가제나 주형을 사용하지 않고도 속이 빈 마이크로 도넛을 자발적으로 만들어지도록 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직사각형 모양의 단량체(안트라히드로퀴논) 분자들이 서로 연결돼 스스로 속이 빈 마이크로 도넛을 이루는 것을 보고한 이번 연구는 내부 빈 공간을 활용한 약물전달이나 촉매, 나노물질을 원형으로 배열할 수 있는 지지체에 대한 응용가능성을 제시했다.

블록 분자의 디자인을 통해서 다양한 형태의 나노 혹은 마이크로 구조체를 쉽게 합성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마치 블록 장난감으로 구조체를 만드는 것처럼 다양한 신소재 개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케미스트리 2월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될 예정으로 온라인에 먼저 발표됐다.

마이크로 도넛은 지름이 0.7~2.7㎛에 단면의 너비가 40~80㎚이고 내부에 빈 공간을 지니는 초소형 도넛 모양의 고분자 물질로 비어있는 내부 공간에 다른 작은 분자를 포집했다가 배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김기문 복잡계자기조립연구단 단장(포스텍 교수)팀은 등방형의 원판형 분자들을 용액상에서 중합해 마치 퍼즐조각처럼 원판의 평면 방향으로만 조립돼 구형의 나노캡슐이나 필름 형태의 이차원 고분자를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해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연구에서 김 교수 연구진은 등방형의 원판형 분자들 대신에 이방형의 직사각형 분자를 사용하면 처음 형성되는 얇은 판 모양의 고분자 조각들이 한쪽 방향으로 선택적으로 말려서 구형이나 박막형태가 아닌 튜브나 도넛 형태가 만들어 질 것을 예상했다.

김 교수 연구진이 이번에 개발한 속이 빈 마이크로 도넛을 만드는 방법은 꼭짓점에 끈끈이를 가지고 있는 직사각형 모양의 안트라히드로퀴논 분자를 연결분자와 함께 용매에 녹인 후 자외선을 쪼여주는 간단한 방식이다.

직사각형 분자들은 스스로 연결돼 얇은 타원형의 고분자 조각들을 형성하고 이것들이 한쪽 방향으로 말려서 나노튜브가 만들어진 뒤 나노튜브가 길게 자라나다가 마침내 끝과 끝이 만나 속이 빈 마이크로 도넛을 이룬다.

성우경 포스텍 물리과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러한 형성과정을 이론적으로도 설명했다.

이같은 분자들의 자기조립현상은 기존에는 조절이 쉬운 비공유결합을 통해 이뤄진 데 반해, 이번 연구에서는 비가역적인 공유결합을 통해서도 분자들이 자기조립해 특이한 구조체를 형성할 수 있고 블록 분자를 디자인하는 것에 따라서 원하는 구조체를 합성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마이크로 도넛의 비어있는 내부에 다른 분자들을 담아놓거나 도넛의 한쪽 벽면이 열리면서 담아둔 분자를 내어놓을 수 있고 외벽은 촉매로 사용될 수 있어서 약물 전달체나 촉매 등과 같은 분야로의 응용이 가능하다.

김기문 단장은 “이번 연구 결과로 기존에는 불가능해보였던 비가역적인 공유결합을 통한 자기조립현상으로 원하는 구조체를 합성할 수 있음을 보여 보다 다양하고 안정한 나노 및 마이크로 구조체를 손쉽게 합성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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