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의 무역갈등 해소와 이란전 종식을 위한 외교적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물가와 전쟁 장기화로 공화당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는 가운데 선거 직전 경제·외교 성과를 부각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주 더뷰크에 도착한 뒤 기자들에게 "우리는 캐나다와 매우 좋은 합의의 윤곽을 마련했다"며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전화 통화를 했다며 "우리 농민들에게도,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일이 될 것이며 캐나다에도 괜찮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니 총리도 이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하며 양국이 상호 호혜적인 무역 합의를 위해 "건설적인 협의"를 이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일자리 창출과 생활비 부담 완화는 물론 캐나다의 언어·문화·주권을 존중하는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며 "양국 협상팀이 앞으로 몇 주 동안 이러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최근 수개월 동안 서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갈등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 8월 캐나다가 자국의 주권과 프랑스어 보호 정책, 자동차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이번 협상 진전은 미국 중간선거를 불과 이틀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캐나다와의 관세갈등은 미시간주와 메인주 등 주요 접전 지역에서 선거 쟁점으로 떠올랐다.
AP통신에 따르면 대니얼 벨랑 캐나다 맥길대 정치학 교수는 최근 미국의 대캐나다 관세 조정 움직임에 대해 백악관이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무역전쟁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인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에 대해서도 조속한 종식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우리는 엄청난 승리를 거뒀고 어떤 식으로든 아주 곧 이를 마무리할 것"이라며 "이란이 합의하거나 우리가 그냥 끝낼 것이다. 어쩌면 쉬운 방법으로 끝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이란과도 협상 가능성
미국은 추가 군사작전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카타르를 통한 이란과의 간접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협상단은 이날까지 사흘 연속 카타르 도하에서 중재국 측과 협의를 진행했다.하지만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협상이 진전되고 있지만 아직 최종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란은 미국이 자국의 요구 조건을 이행하면 이틀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방안을 카타르 측과 논의하고 있다. 제재 완화와 동결 자산 해제 등이 주요 협상 쟁점으로 거론된다.
아라그치 장관은 "최종 결과 도출 여부는 상대방이 우리의 질문에 어떤 답변을 내놓느냐에 달려 있다"며 미국이 군사적 대응보다 외교적 해결을 우선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란군 역시 추가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미국 중간선거가 협상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드레아스 크리크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안보학 부교수는 엑스에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전 외교적 성과를 막기 위해 양보를 미룰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선거 이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행동에 대한 국내 정치적 제약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크 부교수는 "이란이 타협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바로 그 시점에 미국은 군사공격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과의 입장 차이도 걸림돌이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미국과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간선거 직후 대이란 군사작전을 재개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외교적 협상이 이란에 대한 압박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 시간을 더 주기를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정상은 지난달 31일 전화 통화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으며, 이스라엘 측 소식통은 통화 분위기가 "강경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이란 문제를 논의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내부의 정치적 불확실성도 변수다. 지난달 27일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이 제1당을 차지했지만 친네타냐후 진영은 의회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이 와중에 반네타냐후 진영은 가디 아이젠코트 야샤르당 대표를 중심으로 아랍계 정당들과 연정 구성 논의에 나섰다. 다만 유대 국가의 정체성과 병역 의무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새 정부 구성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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