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규홍의 리걸마인드] 인천 흉기난동으로 촉발된 '전자발찌 무용론'…"결국 인력·돈 문제"

  • '전과 10범' 최충락 범행으로 8명 부상…실효성 논란

  • 전자감독 대상자 재범율 상승…감독관 숫자는 되려 줄어

  • "전문가 통한 집중 교육으로 어느 정도 방지 효과 기대"

인천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를 휘둘러 8명을 다치게 한 50대 남성 A씨가 16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 대형 상업시설에서 흉기를 휘둘러 8명을 다치게 한 50대 남성 A씨가 16일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3일 인천 구월동의 한 상업시설에서 전과 10범의 최충락이 흉기 난동을 벌여 8명이 다치는 사건이 벌어졌다. 최충락은 당시 전자발찌를 찬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전자발찌를 차고도 범죄를 저지르는 사건이 매년 늘어나면서 범죄자의 재범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는 전자발찌가 과연 실효성이 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일 법무부 보호관찰관 만나 점심까지 먹었다
최충락은 지난 2004년 전세금 반환을 놓고 갈등을 일으키던 공인중개사를 흉기로 찔러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범죄를 저질러왔다.

2007년에는 동거하던 여성 B씨와 말다툼이 벌어지자 흉기로 B씨를 찔러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고, 2015년엔 급기야 B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됐다. 당시 재판부는 최충락의 재범 위험을 인정해 출소 후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할 것을 명령했다. 최충락은 이를 모면해보고자 수십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고 범행 당시 심신미약 등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에서 충격적인 것은 최충락의 당일 행적이다. 최충락은 범행 당일 오전 알코올 중독치료를 받는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 들른 뒤 법무부 보호관찰관을 만나 점심까지 같이 먹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호관찰관은 최충락의 범행 동기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결국 최충락은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대형 상업시설인 씨앤씨(see&see) 건물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을 벌여 총 8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경찰에 체포된 최충락은 자신의 무좀을 치료했던 병원이 부작용이 일어났음에도 보상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서 범행을 저질렀으며, 처음부터 약자를 노렸다고 밝혀 시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경찰의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최충락은 지난달 해당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일 당시 흉기를 소지한 것이 시민들에게 적발돼 경찰이 출동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경찰은 최충락을 구속하지 않고 흉기만 임의 제출받아 압수한 것으로 드러나 범행을 미리 막을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4604명 '역대 최고치' 기록
전자감독제도는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성폭력·살인·미성년자 유괴·스토킹 등 특정 범죄 전과자 중 재범 위험이 높은 자에게 전자발찌를 부착해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제도다. 전자감독 대상자는 야간 외출이나 특정 장소 출입이 제한되며,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전자감독제도는 1984년 미국 뉴멕시코주 법원에서 음주운전자 등 보호관찰 대상자들에게 재택 연금(Home Arrest) 조건으로 전자발찌 착용 판결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이후 교도소 과밀화 해소 및 가석방자 관리 차원에서 미 전역으로 확대됐으며, 우리나라는 2008년에 성폭력·살인 등 고위험 범죄자를 대상으로 시행됐다.

하지만 최충락을 포함해 최근 전자발찌 착용자의 재범이 계속 벌어지면서 과연 전자감독제도가 실효성이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가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간 전자감독 대상자의 동종 범죄 재발은 총 177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0년 41건, 2021년 47건, 2022년 26건, 2023년 31건, 2024년 19건, 2025년 6월 기준 13건으로 기록됐다. 전자발찌 훼손 건수도 2018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총 104건이 확인됐다.

동시에 전자감독 대상자도 꾸준히 늘고 있는데,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전자발찌를 부착한 사람은 4604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성폭력 사범이 2595명(56.4%)으로 가장 많았고, 살인 사범도 509명(11.0%)에 달했다.

반면 감시 인력인 보호관찰관의 숫자는 오히려 감소했다. 2022년 255명에서 2024년 223명으로 줄었으며, 지난해 6월 기준 231명이 재직 중이다. 1인당 관리해야 할 인원은 19.3명으로 제도 도입 초기 1인당 3.1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무려 6배 넘게 늘었다.
 
"범죄 예방 미흡…보호관찰제도 반드시 개선해야"
이번 사건을 놓고 법조계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교정 차원에서 정신과적 약물치료와 함께 교육을 잘 시켜서 사회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인프라가 연결돼야 하는데 지금 이게 잘 안되고 있다"며 "현재 그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건 교정본부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무부가 전자발찌 찬 사람들을 일일이 다 쫓아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교도소에 있을 때 전문가들을 통해서 계속 집중 교육을 시킨다면 100%는 아니더라도 재범 방지 효과를 어느 정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전조 증상이 있었는데도 당국이 조치를 못한 것이다. 단순히 위험한 인물이 아니라 보호관찰 중인 사람이었다. 결국 보호관찰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일선 경찰관들이 향후 유사한 일을 겪었을 때 어떻게 조치할 수 있는지가 명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결국 인력과 돈의 문제다. 이게 사실 저는 검찰 개혁이랑도 연결돼 있는 문제라고 본다"며 "그간 법무부가 검찰의 외청 노릇을 하다 보니 범죄 예방이나 범죄자의 사후 관리 부분을 놓쳤다고 생각한다. 법무부가 직접 하기도 힘들었고 제대로 관리도 안 됐던 것이다.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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