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별검사팀(조은석 특별검사)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박 전 처장은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했지만, 특검은 경호처 조직을 동원해 사법 절차를 방해한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30일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처장 등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재판부에 이같이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김성훈 전 차장에게는 징역 7년,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과 김신 전 가족경호부장에게는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네 사람 모두 1심 때와 같은 구형량이다.
특검은 경호처가 대통령 개인을 위해 적법한 영장 집행을 조직적으로 가로막았다고 지적했다. 특검은 "경호처는 대통령 직속이지만, 사적으로 고용된 보디가드 집단이 아니다"라며 "경호원들은 당연히 공무원 신분으로 어떤 경우에도 헌법 법률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호처의 공권력과 자원을 윤 전 대통령의 도피와 국가 형사사법 기능 무력화에 악용했다"면서 "수사 진행 상황을 살펴가며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체포영장의 효력이나 집행의 적법성에 의문이 있었다면 법적 절차를 통해 다퉜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검은 박 전 처장과 이 전 본부장이 항소심에서 혐의를 인정한 데 대해서도 역할과 가담 정도, 범행의 중대성에 비춰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박 전 처장은 최후진술에서 "이 사건 당시의 판단과 처신에는 아둔하고 부끄러운 점이 많다"며 반성의 뜻을 밝혔다. 그는 항소심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1심에서 펼쳤던 무죄 주장을 철회한 채 형이 무겁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또 박 전 처장은 "대통령의 뜻을 수호하려고만 했지 민주헌정 질서 회복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저의 잘못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을 끝까지 설득하지 못했지만, 국가기관 간 충돌을 해소하기 위해 고민했던 사정을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김 전 차장은 앞서 혐의를 인정했다가 번복한 데 대해 "현장 책임자로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재판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다투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안위를 위해 후배들을 두고 떠날 수 없었고, 임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울먹였다. 이 전 본부장과 김 전 부장도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공수처가 지난해 1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할 당시 관저 진입 등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군 지휘부 3명의 비화폰 관련 정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1심은 경호처 조직과 지휘 체계를 이용해 적법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행위를 중대 범죄로 판단했다. 이에 박 전 처장에게 징역 4년, 김 전 차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김 전 부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선고는 10월 28일 오후 3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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