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재정경제부의 국세수입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법인세 수입은 216조7000억원으로 전망됐다. 소득세 수입 전망치인 180조원보다 36조7000억원 많은 규모다.
법인세 수입이 소득세를 넘어서는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2012년에는 소득세가 45조8000억원, 법인세가 45조9000억원 걷히면서 법인세가 소득세를 근소하게 앞섰다.
법인세 수입은 이후 경기 상황에 따라 큰 폭의 변동을 보였다. 2012~2015년 40조원대에서 2016~2017년 50조원대, 2018~2019년 70조원대로 증가했다. 2020년에는 55조500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2021년 70조4000억원, 2022년 103조6000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이후 법인세 수입은 회복세로 돌아섰다. 2025년 84조6000억원에서 올해 추가경정예산 기준 101조300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내년에는 216조7000억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법인세 수입이 200조원을 넘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급증은 반도체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소득세 수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증가세를 이어왔다. 물가 상승과 근로자 수 증가, 자산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2012~2013년 40조원대에서 꾸준히 늘어 2021년 100조원대에 진입했다. 2025년에는 130조5000억원, 올해 추경 기준 136조8000억원으로 예상됐으며 내년에는 180조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부가가치세는 법인세가 다시 증가하면서 세수 순위 3위로 내려왔다. 내년 부가가치세 수입은 91조4000억원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반도체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세수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경제가 수출과 성장 측면에서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만큼 반도체 경기 변화에 따라 법인세 수입도 크게 움직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경기 불황으로 예상하지 못한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경우 예산 집행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정책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반대로 예상보다 세금이 많이 걷혔을 때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재정 운용의 과제다.
정부는 새로 출범할 미래대응기금을 재정 안정화 장치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장은 지난 11일 토론회에서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이례적인 세수 증가가 예상되지만 반도체 업황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지속 여부는 불확실하다"며 "이번 세수 증가는 규모와 불확실성 모두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만큼 재정 여건 변화에 맞는 새로운 재정 제도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여러 해에 걸쳐 계획된 투자를 세수 변동의 영향에서 보호하고 위기 상황에서 지출을 급격히 줄이거나 국채 발행을 큰 폭으로 늘려야 하는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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