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성의 현실중국] 시진핑 방미 동행할 중국의 기업인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월 베이징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월 베이징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규모 중국 기업인단을 동행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미국에 내놓을 수 있는 메시지를 역산하면 후보군의 윤곽은 그려진다.

중국이 내놓을 메시지는 크게 세 가지다. 미국 제품을 더 사겠다. 미국에 투자하겠다. 미국과 인공지능(AI) 협력을 확대하겠다.

첫 번째 메시지에는 금융인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최근 미국 국채 매입을 늘리고 있다. 로이터는 지난 4일 중국 상업은행들이 최근 몇 달간 미국 국채 매입을 확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한 데다 중국 내 채권금리가 낮아지면서 달러자산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 주석의 '미국 구매 사절단'에는 중국은행, 중국공상은행(中國工商銀行·ICBC) 같은 대형 국유은행 수장이 포함될 수 있다. 특히 중국은행은 중국 금융기관 가운데 국제 금융과 달러 업무의 상징성이 강하다. 중국공상은행은 세계 최대 은행이라는 규모 자체가 메시지가 된다.

미국산 대두 구매 확대를 추진할 주체인 중국 최대 국유 식량기업인 중량그룹(COFCO)이 포함될 가능성도 높다. 미국으로부터 원유와 LNG(액화천연가스)를 구매할 수 있는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와 시노펙(중국석화)의 CEO도 방미 후보다. 보잉 항공기를 구매할 수 있는 에어차이나, 동방항공, 남방항공 등을 비롯해 항공기 엔진을 구매할 AVIC(중국항공그룹)의 회장도 유력한 후보다.

두 번째 메시지는 '미국에 투자하겠다'다. 여기에는 전기차 세계 1위 업체인 비야디(BYD·比亞迪)의 왕촨푸(王傳福) 회장과 배터리 세계 1위 업체인 CATL(닝더스다이, 寧德時代)의 쩡위췬(曾毓群) 회장이 후보가 될 수 있다.

현재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의 수입을 규제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대미국 투자 역시 막혀 있는 상태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는 미국 내 생산시설과 일자리가 창출되는 만큼 미국으로서도 매력적이다. 특히 지난 5월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미중 투자위원회를 설립할 것으로 합의했다. 미중 투자위원회는 양국 기업들의 상대국에 대한 투자를 논의하는 기구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에 대해 긍정적이지만 미국 정치권은 경계감이 높다. 시 주석은 이번 방미를 통해 미국의 경계감을 낮추려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세 번째 메시지는 AI다. 장이밍(張一鳴) 바이트댄스 창업자, 량원펑(梁文鋒) 딥시크(DeepSeek) 창업자, 차이충신(蔡崇信) 알리바바 회장,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될 만하다. 미중 양국은 이달 중순 첫 공식 AI 안전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 AI가 사이버 공격 등에 악용될 위험을 놓고 양국 AI 연구소 간 정보 공유와 자율적인 안전관리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중국의 AI 기업 CEO들이 시 주석을 동행한다면 '중국이 미국과 AI 경쟁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안전과 기술 분야에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효과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중국의 거창한 약속이 아니라 미국 내에서 성과로 설명할 수 있는 숫자다. 중국이 그 숫자를 만들어줄 기업인들을 골라 백악관에 세운다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기업인 사절단' 자체가 하나의 유력한 외교 카드가 될 수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중국 방문 당시 젠슨 황 엔비디아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 팀 쿡 애플 회장을 비롯해 16명의 기업 회장들을 동반했다. 16명의 회장들은 미중정상회담이 진행되는 인민대회당 회의장에 잠시 참석해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중국측 고위급에게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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