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7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관심은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리는 '백투백 인상'에 나설지 여부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렸다. 3년 6개월 만에 인상했다. 이제 시장의 질문은 금리가 오르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어디까지 오르느냐로 바뀌고 있다.
8월 금통위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전망은 팽팽하다. 물가와 성장 흐름을 보면 연속 인상에 무게가 실린다.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금리를 올릴 여력이 커졌다. 물가 역시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경기 침체를 걱정해 금리를 낮게 유지하기보다 물가 불씨를 확실히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반대편에는 속도 조절론이 있다. 7월 금리 인상의 효과를 확인할 시간도 없이 다시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최근 환율 불안이 다소 진정된 것도 한은이 한 달 정도 숨을 고를 수 있는 요인이다. 이미 시장금리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연속 인상하면 긴축 효과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도 무시하기 어렵다.
특히 국채시장은 한은의 고민을 깊게 한다. 장기 국채금리는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향후 대규모 국채 발행 가능성과 경기 회복 기대 등이 맞물린 결과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연속해서 올리면 채권금리가 추가 상승하고 은행채와 회사채, 대출금리로 충격이 번질 수 있다.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라는 숫자만 보고 판단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한은이 금리 인상을 미루기만 하기도 어렵다.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가 다시 들썩이면 뒤늦게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올려야 할 수 있다. 부동산 대출 규제가 완화돼 시중 유동성이 다시 자산시장으로 몰릴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통화정책이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인상론의 논거도 충분하다.
결국 27일 금통위의 핵심은 2.75%냐 3.00%냐에만 있지 않다. 이번에 동결하더라도 긴축이 끝났다고 받아들일 상황은 아니다.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추가 인상을 예상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한은이 이번 회의에서 향후 금리 경로와 인상 속도에 어떤 신호를 내놓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한은은 물가를 잡아야 하지만 경기와 금융시장도 함께 살펴야 한다. 너무 늦으면 물가를 놓치고, 너무 서두르면 가계와 기업에 필요 이상의 충격을 줄 수 있다. 이제 시작된 긴축의 성패는 금리를 얼마나 높이 올리느냐보다 얼마나 정교하게 속도를 조절하느냐에 달렸다. 27일 금통위가 시장의 눈길을 끄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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