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인당 소득 南의 29분의 1…'준시장화' 속 양극화 심화

  • 北 주민 소득 70% 시장에 의존

  • 경제충격 오면 취약계층 직격탄

사진챗GPT
[사진=챗GPT]

북한에서 시장화가 빠르게 진행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부 경제 충격이 발생하면 정치적 연줄이나 자본력이 부족한 중·하위 계층에 충격이 집중되면서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BOK 경제연구: 북한의 준시장화와 소득양극화'에 따르면 2024년 북한의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172만원으로 남한의 29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세계은행(WB)의 소득그룹 분류 기준으로 보면 최하위인 '저소득' 그룹과 유사한 수준이다.

북한 경제는 계획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공식 부문과 시장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비공식 부문이 공존하는 이원화된 구조를 갖고 있다.

한은은 계획경제 이면에서 움직이는 비공식 시장 부문이 공식 부문에 비견될 정도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했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일반 주민은 전체 소득의 약 70%를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시장화 속도에 비해 이를 뒷받침할 제도 구축이 뒤처졌다는 점이다. 시장활동이 광범위하게 확산됐지만 공정경쟁과 조세·재분배 제도, 사유재산권 등 법적·제도적 보호장치는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다. 이에 경제적 기회가 정치적 연줄이나 자본 접근성에 따라 불균등하게 배분되는 '준시장화' 구조가 형성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외부 경제충격이 소득 양극화를 더욱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2015~2019년 북한 비공식 부문의 소득 양극화는 2011~2014년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심화됐다.

특히 양극화 확대는 상위소득층이 늘어난 영향보다 하위소득층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 충격이 완화돼 시장 활동이 회복된 뒤에도 한 번 확대된 소득 양극화는 상당 기간 지속됐다.

한은은 이 같은 분석 결과가 시장경제의 외형적 확대만으로 주민들의 경제적 여건이 고르게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조용신 한은 경제안보연구실 과장은 "준시장화 상황에서의 외생적 경제 충격은 상위계층에게는 지대추구, 무위험 차익거래 등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증가시킬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면서 "상대적으로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중하위계층은 충격을 그대로 흡수하는 비대칭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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