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이란 및 아랍권 당국자 등을 인용해 이란 강경파 지도부가 최근 두 달 동안 전쟁 확대에 대비해 군사·안보기구를 재편하고 공격 역량을 강화해왔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17일 이란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종전을 위한 후속 협상에 나섰다. 그러나 이란 강경파 지도부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세계 경제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고 향후 더 큰 공격을 준비할 시간을 벌기 위해 협상에 나선 것으로 의심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에 이란은 협상과 별개로 전쟁 확대에 대비했다. IRGC의 정규군 통제력을 강화하고 이란·이라크 전쟁과 과거 국내 시위 진압을 경험한 강경파를 군·안보 요직에 배치했다. 방첩 활동을 확대하는 동시에 미사일과 드론 생산에도 속도를 냈다.
IRGC는 예멘 후티 반군 통제지역에 지휘관을 보내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를 압박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해 인근에 미사일과 해상무기, 드론 발사대를 배치하고 후티에 사우디 항만과 에너지 시설 등이 담긴 표적 정보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걸프 국가들에 대한 위협도 강화했다. WSJ에 따르면 IRGC는 미국이 이란 에너지 시설을 공격할 경우 걸프 국가들의 에너지 시설을 파괴하겠다고 경고하며 구체적인 공격 대상 목록까지 아랍권 당국자들에게 전달했다.
IRGC는 휴전 기간 군사력 강화에도 속도를 냈다. 호세인 모헤비 IRGC 대변인은 지난달 타스님통신에 "휴전 기간을 최대한 활용했다"며 "군사 역량을 강화하고 미사일 생산 속도를 높였으며 정확도도 개선했다"고 밝혔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도 최근 군·안보기구를 재편하며 IRGC의 영향력을 확대했다.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IRGC를 이끌었던 모센 레자이는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서기에 임명됐고, 지난 3월부터 사실상 IRGC를 지휘해온 아흐마드 바히디도 총사령관으로 공식 임명됐다. 바히디에게는 '적에 대한 강력한 공세 작전'을 수행하라는 임무가 부여됐다.
IRGC는 선제공격을 포함한 추가 확전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페르시아만 해저 인터넷 케이블 파괴와 쿠웨이트·바레인 등에서의 정치적 불안 조성, 쿠웨이트에 대한 지상작전까지 선택지로 거론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러한 강경 기조는 호르무즈 해협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협상 중재자들에 따르면 이란 외교관들은 이달 초 오만과 해협을 단계적으로 재개방하는 방안에 합의했지만 혁명수비대가 이를 막은 뒤 선박 공격을 재개했다.
이란이 확전 기조에서 물러서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와 미 해군의 해상 봉쇄를 통한 경제적 압박이 이란의 입장을 바꿀 수 있을지 지켜보는 쪽으로 전략을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내부에서는 현재의 협상 국면을 또 다른 충돌을 앞둔 일시적인 소강상태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이란 측 수석협상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의 전략 고문인 메흐디 모하마디는 최근 협상 교착을 '폭풍 전의 고요'라고 표현하며 "이란은 거대한 대결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와 가까운 국방 전문가 모하마드 하산 상타라시도 "이란 내부에서는 본격적인 전쟁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시각이 널리 퍼져 있다"며 지금까지의 충돌이 더 큰 대결에 앞서 상대 전력을 단계적으로 약화하는 '살라미 전술'로 해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