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헬스케어 조직에는 재활의학과 의사와 간호사, 노인학·금융공학·인구학 등을 전공한 인력들이 함께 일하며 보험과 의료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해성 삼성화재 헬스케어사업팀장(상무)은 최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헬스케어 사업의 핵심은 고객의 치료 여정을 하나로 연결하는 데 있다"며 "예방·진단·치료·사후관리·재활·요양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적시에 받을 수 있도록 보험사가 '케어 내비게이터' 또는 '케어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상무와 일문일답한 내용.
"삼성화재 헬스케어 조직은 30명 이상으로 구성돼 있고 재활의학과 의사, 간호사, 노인학·금융공학·인구학 등을 전공한 박사급 인력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보험과 의료, 서비스가 통합되는 사업모델을 만들고 데이터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함께 연구하고 있다."
-사후 보장에서 사전 예방으로 전환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보험은 우산에 비유할 수 있다. 비가 올 때 쓰는 우산도 필요하지만 눈이 올 때 필요한 우산도 있다. 보험사는 고객에게도 가치를 제공해야 하고 보험 자체에도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어떻게 동시에 제공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예방 중심 헬스케어를 만든다고 해도 고객이 실제로 많이 사용하고 생활습관을 바꿔야 효과가 나타난다.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과 고객의 건강습관을 바꾸는 것은 다른 문제다. 시간의 축도 중요하다. 보험금 지급은 바로 측정할 수 있지만 예방이나 생활습관 개선 효과는 장기간에 걸쳐 나타난다. 단기적인 이용률뿐 아니라 건강습관 변화, 질환 악화 지연, 치료 지속성, 재입원 감소, 고객의 보험 유지율 등을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고객이 헬스케어 서비스를 습관처럼 사용하게 만드는 방법은.
"첫째는 초개인화다. 고객마다 연령과 성별, 건강검진 결과, 보유 질환, 생활습관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모두에게 똑같은 건강정보를 제공해서는 지속적인 사용을 이끌기 어렵다. 둘째는 즉시성이다. 예컨대 연속혈당측정기(CGM)를 사용하면 식사에 따라 혈당이 어떻게 변하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고객이 자신의 행동과 건강 변화의 관계를 즉시 확인하고 행동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셋째는 동기부여다. 단순히 걸으면 포인트를 주는 수준을 넘어 건강습관 자체를 바꾸는 리워드가 필요하다. 식사 사진을 찍어 영양성분을 분석하거나 일정 시간 걷는 등 건강 행동을 하면 쿠폰을 제공하거나 보험상품·서비스의 다양한 혜택과 연계하는 방식 등이 가능하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를 고려하면 가족 단위 케어도 중요하다. 부모님이 떨어져 살고 있으면 가족의 건강 상태를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커질 수 있다."
-건강 데이터는 실제 사업에서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나.
"건강검진 데이터는 고객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기초자료다. 생활습관 데이터에는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을 통해 수집되는 수면, 식습관, 운동, 혈압, 혈당 등이 포함된다. 스마트 체중계를 통해 체성분과 체수분 등을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근 의료 마이데이터 제도 확대를 통해 개인이 자신의 의료정보를 보다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되고 있다. 향후 고객의 동의를 전제로 의료·건강 데이터와 보험·금융 데이터를 안전하게 연결할 수 있다면 보다 정교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들이 결합돼야 개인화되고 즉시성이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법, 의료법, 금융 관련 법 등 여러 규제가 얽혀 있다.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고객과 보험회사, 데이터를 제공하는 각 플레이어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구조가 더 정교하게 만들어져야 한다. 데이터를 많이 모으는 것보다 고객이 동의한 범위에서 안전하게 활용하고 그 결과를 더 나은 건강관리 서비스나 보험 경험으로 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 마이데이터와 건강 데이터가 결합하면 어떤 서비스가 가능한가.
"금융 마이데이터에서는 소비, 금융 상태, 연금, 보험 가입, 자산 등을 볼 수 있다. 의료 마이데이터에서는 병원 이용, 질환, 치료, 복약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두 가지가 결합되면 고객의 건강위험과 재무위험을 함께 볼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소득과 의료비 지출, 보험 가입 현황, 건강 상태를 함께 분석하면 개인 맞춤형 보장분석이나 질환 위험 기반 건강관리, 의료비 예측, 시니어 케어, 은퇴 이후 의료비 관리 같은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개인의 건강자산과 금융자산을 함께 분석하고 건강위험뿐 아니라 질병 발생 시 예상되는 의료비와 소득 공백, 보유 보장, 노후자산까지 함께 고려한 초개인화 건강·재무관리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삼성화재가 지향하는 '초개인화 케어 내비게이터'의 한 모습이다. 다만 금융정보와 건강정보 모두 민감한 정보인 만큼 고객의 명확한 동의와 데이터 활용 목적에 대한 투명성이 전제돼야 한다."
-병원·스타트업·빅테크 등과의 이상적인 협력구조는.
"한 단어로 표현하면 '따로 또 같이'가 가장 이상적이다. 병원은 의료 전문성을, 기술기업은 기술을, 제약회사는 신약과 치료 영역을, 스타트업은 혁신 서비스에 특화돼 있다. 보험사는 고객의 전체 여정과 리스크 관리를 잘한다. 고객은 각 서비스를 따로 이용하기보다 하나로 연결된 경험을 원한다. 보험사가 케어 내비게이터나 케어 코디네이터가 돼 각 플레이어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삼성화재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등 인프라를 활용해 전략적 제휴와 투자도 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등과도 연구와 고객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협력도 고민하고 있다. 각자의 전문성을 존중하면서 고객에게는 하나의 통합된 경험으로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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