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에 기타대출 급증… 주담대 조이기 비상
올해 6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기타대출 증가액은 3조 4천600여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당초 은행들이 세웠던 상반기 목표치인 1조 900억 원의 3.2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주식과 가상자산 시장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이 폭증한 여파입니다. 특히 일부 시중은행의 경우 기타대출 집행액이 자체 목표치의 8배를 넘어서며 대출 관리가 사실상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습니다.
 
가계대출 전체 목표치 초과 위기에 봉착하자, 은행들은 곧바로 주택담보대출 조이기에 나섰습니다. 신용대출과 달리 한도 조절이 용이한 주담대를 집중적으로 차단하고 나선 겁니다. 주요 은행들은 주담대 한도를 기존의 절반인 3억 원으로 전격 축소하고, 대출모집인을 통한 접수를 일시 중단하는 등 대출 문턱을 대폭 높였습니다. 이에 따라 집을 구하려는 서민들과 실수요자들의 자금줄이 당장 막혀버리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비명이 커지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부동산 시장 자극을 우려해 현행 대출 총량 관리 기조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 청년층과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제한적인 보완책이 논의되는 분위기입니다. 빚투 열풍이 쏘아 올린 대출 규제의 화살이 선량한 실수요자의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교하고 실효성 있는 맞춤형 대출 정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한·미 AI 거두 실리콘밸리 집결… 동맹 강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이번 주 미국 실리콘밸리 인근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납니다. 현지 시간 24일 라운드테이블 형태로 추진되는 이번 회동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의 참석도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메모리와 그래픽 처리장치, 생성형 AI 서비스를 대표하는 전 세계 핵심 기업의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사실상 처음입니다.

이번 회동은 한국 반도체와 IT 기업들이 글로벌 AI 인프라의 핵심 파트너로 완전히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들어갈 HBM4 공급과 오픈AI의 초대형 프로젝트 협력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삼성의 2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한 AI 칩 생산과 네이버의 AI 팩토리 구축 사업까지 더해져,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전방위적인 기술 동맹이 구축될 전망입니다.
 
이번 빅테크 연쇄 회동은 최근 시장을 흔들고 있는 이른바 'AI 피크아웃', 즉 AI 고점론을 정면으로 돌파할 강력한 청사진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주가가 하락하며 투자 거품 우려가 제기됐지만, 주요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열기는 여전히 단단하기 때문입니다. 견조한 AI 수요를 재확인하고 연대를 강화할 이번 실리콘밸리 회동에 전 세계 자본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상위 20%만 소득 증가… 서민 가계 뒷걸음질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분위에서 4분위에 해당하는 소득 하위 80% 도시 가구의 실질소득이 1년 전보다 모두 감소했습니다. 중산층인 4분위 가구의 실질소득이 2.3%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2분위와 3분위, 1분위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최상위 계층인 5분위 가구의 실질소득은 나 홀로 1.6% 증가했습니다. 하위 80% 가구의 소득이 일제히 쪼그라드는 동안 상위 20%만 소득이 늘어난 건,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입니다.
 
상위 20% 가구의 소득이 늘어난 건 월급이나 사업 수입이 크게 좋아져서가 아닙니다. 5분위 역시 근로소득은 0.8% 찔끔 늘고 사업소득은 오히려 6.3% 줄었지만, 연금이나 용돈 등 '이전소득'이 1년 전보다 24.6%나 급증했습니다. 공적 연금 수급액이 늘어난 데다, 설 명절 등의 계절적 요인으로 가구 간 주고받은 사적 이전소득이 70% 가까이 뛴 영향이 컸습니다.

반면 팍팍한 살림에 쪼들리는 저소득층은 믿었던 이전소득마저 뒷걸음질 쳤습니다. 최하위 계층인 1분위 가구는 전체 소득의 60% 이상을 연금이나 수당 같은 이전소득에 기대고 있는데, 이 공적이전소득이 3% 넘게 줄어들면서 전체 소득 감소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고물가와 내수 침체의 한파 속에서 경제적 충격을 방어할 여력이 부족한 서민들의 살림살이만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그린워싱의 민낯, 탄소시장 폰지 사기

"우리는 탄소를 상쇄했습니다." "지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 기업들은 앞다투어 자사 제품과 서비스에 이 초록색 마크를 붙여왔습니다. 이 굳건한 약속을 믿고 전 세계 투자자들은 ESG 펀드에 수조 달러의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아마존과 아프리카의 열대우림을 지킨다던 이 탄소 상쇄 프로젝트들이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는 숫자로 조작된 것이었다면 어떨까요? 오늘 '이프 경제'에서는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그린워싱, 이른바 '그린 폰지(Green Ponzi)' 사태가 촉발할 가상의 블랙 스완 시나리오를 추적해 봅니다.
 

유령 탄소(Ghost Carbon)의 폭로

위기의 시작은 국제 탐사보도 컨소시엄이 3년에 걸쳐 준비한 "고스트 카본(Ghost Carbon)" 보고서의 공개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보고서의 핵심은 전 세계 자발적 탄소시장(VCM)에서 거래되는 탄소 크레딧의 상당수가 위성사진 조작과 통계 부풀리기를 통해 만들어진 '유령 감축량'이라는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나무를 심거나 벌목을 막았다는 기업의 주장은 검증기관(VVB)의 형식적인 승인을 거쳐 '탄소 크레딧'이라는 금융 상품으로 둔갑해 왔습니다.

하지만 조사 대상 프로젝트의 90% 이상은 실제 산림 벌목 억제 효과가 없거나, 애초에 벌목 계획조차 없던 곳을 위기 지역으로 조작해 크레딧을 발행한 것으로 드러납니다. 심지어 위성사진 자체가 합성된 정황까지 발견되며 시장의 신뢰는 산산조각이 납니다.
 

24시간의 패닉: 환경 문제를 넘어선 금융 위기
​​​이 '유령 탄소'는 단순한 환경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탄소 크레딧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파생상품과 ETF, 그린본드가 이미 글로벌 자본시장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보고서 공개 직후 24시간 동안, 글로벌 금융 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잔인하게 반응합니다.

이른바 '녹색' 딱지가 붙은 모든 자산이 동시에 의심받는 'ESG 디스카운트'가 시장 전반을 덮치며, 탄소 가격이 곧 '신뢰의 가격'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됩니다.
 

한 달 후: 실물 경제로 번진 연쇄 부도와 소송전

충격이 발생한 지 한 달, 사태는 금융을 넘어 실물 경제로 깊숙이 파고듭니다.

  • 재생에너지 기업의 줄도산: 탄소 크레딧을 담보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받아온 중소형 재생에너지 개발사들이 직격탄을 맞습니다. 유럽에서만 태양광 및 풍력 개발사 12곳이 연쇄 회생절차에 돌입합니다.

  • 대기업 배출량의 민낯: 유럽연합(EU)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스코프3(Scope 3) 배출량 재공시를 요구하면서, 글로벌 대기업들의 실질 탄소 배출량이 기존 발표치보다 평균 3배 가까이 많았다는 사실이 적발됩니다.

  • 2,200억 달러 규모의 소송 리스크: 친환경 마크를 믿고 구매한 소비자들의 집단 손해배상 청구와 기관 투자자들의 신인의무 위반 소송이 빗발칩니다. 이 여파로 세계 3대 자산운용사 중 한 곳은 ESG 전담 부서를 전격 해체하기에 이릅니다.

가장 뼈아픈 타격을 입은 곳은 역설적이게도 개발도상국들입니다. 탄소 크레딧 판매 수익으로 재정을 충당하며 산림을 보호해 온 브라질, 콩고민주공화국, 인도네시아 등은 자금줄이 끊기며 현지 산림 감시 인력 수천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그린워싱을 잡으려던 폭로가 진짜 산림 보호 재원마저 고갈시키는 비극을 낳은 것입니다.
 

6개월 후: 'ESG 2.0' 시대의 가혹한 재편

사태 발생 6개월 후, 시장은 완전히 새로운 질서를 향해 재편됩니다. 자발적 탄소시장(VCM)의 거래 규모는 78% 급감하며 사실상 붕괴했고, 남은 참여자들은 정부 주도의 규제 시장(컴플라이언스 마켓)으로 대피합니다.

새로운 국제 표준의 부상

사람이 서류로 검증하던 시대는 막을 내립니다. 위성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궤도 위에서 초 단위로 탄소 흡수량을 실시간 검증하는 '다이렉트 모니터링' 시스템이 새로운 국제 표준으로 자리 잡습니다.

금융 규제의 전면 개편

주요국 금융당국은 ESG 상품에 대해 '그린 신뢰도 등급제'를 의무화합니다. 검증되지 않은 탄소 크레딧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 판매는 전면 금지되며, 정성적 약속이 아닌 '측정 가능한 지속가능성'만이 살아남는 'ESG 2.0' 시대가 열립니다.

이 가혹한 재편 속에서 살아남은 것은 자체 위성 검증 기술을 보유한 빅테크 계열 그린테크 기업들과, 애초부터 보수적인 탄소중립 공시를 해온 소수의 기업뿐입니다.
 

신뢰는 검증 가능한 숫자 위에 세워져야 합니다

블랙 스완이 휩쓸고 간 지 6개월, 녹색 자금줄을 잃은 신흥국들의 국채 스프레드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입니다. 지구를 지키자는 약속이 무너지며 정작 그 약속이 가장 절실했던 나라들이 가장 큰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권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1톤을 숫자와 가격, 그리고 신뢰로 바꾸려던 인류의 야심 찬 실험이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상상한 시나리오는 우리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집니다.
 

"그 신뢰의 다리가, 검증할 수 없는 약속 위에 세워져 있었던 것은 아닌가?"

물론 이것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가상의 시나리오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훌륭한 성장 스토리도 검증되지 않은 숫자 위에서는 결코 오래 버틸 수 없다는 사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시장이 기억해야 할 가장 뼈아픈 교훈일 것입니다.

[슬기로운 투자생활] 모건스탠리 "코스피 바닥 근접…목표 9000"
​​​​​▲ 모건스탠리 "코스피 바닥권 진입 임박"
최근 우리 증시가 크게 급락하면서 투자자분들의 걱정이 참 많으셨을 텐데요. 다행히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코스피가 약세장에 진입한 것은 아니며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반가운 진단을 내놨습니다. 과연 지금이 저점 매수 타이밍일지, 핵심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 코스피 목표 9,000 유지… 반도체 타격 컸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기본 목표치를 기존과 같은 9000으로 유지했습니다. 다만 기업들의 이익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해, 약세장 시나리오의 하단은 6500에서 6000으로 조금 낮춰 잡았습니다. 특히 이달 들어 코스피가 18%나 크게 하락하는 동안, 반도체 종목들이 시가총액 하락분의 무려 70%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는데요. 반도체주가 우리 시장 전체에 미친 충격파가 그만큼 상당했다는 뜻입니다. 향후 3개월에서 6개월 사이 코스피 거래 범위는 6000에서 9000 사이로 전망했습니다.
 
▲ '바벨 전략' 유효… 은행·방산주 등 주목
그렇다면 앞으로의 투자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요? 코스피와 반도체 종목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투자 확대 여부나 대규모 데이터센터 지출 등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 있어 당분간 롤러코스터 장세는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성장주와 방어주를 양손에 함께 쥐는 이른바 '바벨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입니다. 업종별로는 통신서비스 비중 확대를 제안하며 은행을 최선호 업종으로 꼽았고요. 산업재 중에서는 방위산업을 1순위로, 이어 조선과 원전, 해외 건설을 유망하다고 평가했습니다.
 
▲ 고비 넘긴 증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요약하자면 우리 증시가 최악의 고비는 넘기고 서서히 바닥을 다지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분석입니다.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무리한 공격적 투자보다는 은행이나 방산주처럼 안정적인 종목을 함께 담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가 필요해 보입니다.
정근식 서울교육감 2기 출범…"기본교육 보장"
6·3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이 2기 핵심 비전으로 '모두를 위한 기본교육'을 내세우며 본격적인 정책 추진을 선언했습니다. 정 교육감은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이 보장하는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생애 전 단계로 넓히는 '기본교육'을 우리 공교육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를 위해 '시작은 촘촘하게, 기본은 탄탄하게, 성장은 다양하게'라는 지표 아래 5대 정책 방향을 발표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기초학력 보장입니다. 서울의 모든 자치구에 '학습진단성장센터'를 설치해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튼튼히 다지고, 인공지능 윤리와 디지털 시민성 교육, 독서와 토론, 예술·스포츠 활동을 통한 전인적 성장을 이끌 계획입니다.

교육 복지도 대폭 확대됩니다. 만 3세에서 5세 유아 교육비의 완전 무상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초·중·고등학생의 대중교통비와 현장 체험학습비도 무상으로 지원할 방침입니다. 또한 다문화 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촘촘한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체험 중심의 공립 대안학교인 가칭 '세상중학교'도 신설해 교육의 다양성을 확보하기로 했습니다.

학생과 교사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교육 환경 조성에도 힘을 쏟습니다. '마음회복학교'를 통해 정신건강 고위기 학생을 집중 지원하고,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긴급지원팀 강화와 면책 범위 확대도 추진합니다. 정 교육감은 "단 한 명의 학생도 배움과 안전에서 소외되지 않게 해 대한민국 공교육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초대형 원유선 발주 최대…한화오션 고선가 수주
초대형 원유 운반선, 즉 VLCC의 글로벌 발주량이 57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화오션이 척당 2천억 원에 육박하는 최고가 수준의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선주들이 선박을 인도받으려면 4년 가까이 기다려야 하지만, 조금이라도 빠른 건조 슬롯을 확보하기 위해 기꺼이 웃돈까지 얹어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발주 폭증의 주된 원인은 중동 정세 불안과 이에 따른 해상 운임의 급등입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 우려 등으로 한때 하루 운임이 6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제재 대상 선박들의 정상 시장 이탈, 항로 장기화, 선령 20년 이상의 노후 선박 교체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새 배를 찾으려는 주문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신규 물량의 약 90%는 저가를 앞세운 중국 조선소들이 싹쓸이했습니다. 하지만 한화오션은 무리한 저가 수주 경쟁에 뛰어드는 대신, 압도적인 건조 실적과 친환경 사양을 무기로 척당 100억 원 이상 더 비싼 값을 받아내며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바다를 누비는 VLCC 5척 중 1척이 한화오션의 손에서 탄생했을 정도로 시장의 신뢰가 두텁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례없는 발주 붐이 향후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2~3년 뒤 건조된 배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 자칫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발주 열기는 계속되겠지만, 2028년 이후 노후 선박 폐선 속도에 따라 운임 하락 등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장기전세 20년 만기 코앞…임차인 "못 나간다"
지난 2007년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된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의 최장 20년 거주 기한 만료가 다가오면서 퇴거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당장 2027년부터 송파구 등을 시작으로 수천 세대의 만기가 줄줄이 도래하지만, 기존 입주민들이 현실적으로 이사가 불가능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입주 당시 중장년층이었던 임차인들은 이제 70대 고령이 되어 경제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2~3억 원 수준의 보증금으로 들어왔는데, 현재 인근 전세 시세가 6~7억 원으로 폭등한 상황에서 쫓겨나면 갈 곳이 없다는 주장입니다. 이들은 최근 서울시가 신혼부부에게 공급하는 '미리내집'처럼 우선 분양 전환 기회를 주거나, 20년이 지나도 임대 기간을 추가로 연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같은 단지에 영끌로 아파트를 매수한 일반 소유주들의 입장은 확연히 다릅니다. 이들은 애초 장기전세 계약서 표지에 '분양 전환되지 않는다'고 명시되어 있는데도 임차인들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오히려 기존 고령의 임차인들이 규정대로 퇴거하고 젊은 세대가 새롭게 유입돼야 단지가 슬럼화를 벗어나 활기를 띨 것이라며 서울시 정책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역시 임차인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저렴한 임대료로 자산 형성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했으며, 평생 거주를 약속한 제도가 아니라는 겁니다. 특히 기존 임차인들이 비운 주택을 신혼부부 등 청년 세대에게 우선 공급해 저출생 문제에 대응해야 하는 만큼, 공공임대주택이 특정 세대의 전유물이 될 수는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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